아직 세상은 따뜻…싱가포르서 집에서 내쫓긴 모녀에 온정 답지

입력 2021-01-29 12:28  

아직 세상은 따뜻…싱가포르서 집에서 내쫓긴 모녀에 온정 답지
의원은 임대아파트 입주 도와…가구 기증 호소에 10분 만에 50여명 동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집에서 쫓겨난 뒤 의지할 곳 하나 없던 싱가포르의 한 모녀에게 주위의 온정이 답지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9일 절박한 사정의 한 모녀와 그들을 돕기 위해 나선 의원 그리고 지원 호소에 응답한 이웃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N(29)씨는 지난해 12월 초 부부싸움 끝에 일곱 살 난 딸과 함께 아파트에서 남편에게 쫓겨났다.
당시 N씨 수중에는 우리 돈으로 10만 원도 안 되는 89 싱가포르 달러(약 7만5천 원) 밖에 없었다고 한다.
베트남 출신인 N씨는 의탁할 가족도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결국 옷 몇 벌이 담긴 비닐봉지 하나만을 든 채 딸과 함께 쉼터를 찾았다.
일곱 살에 불과한 딸을 혼자 놔둘 수 없어 임시직으로 근무 중이던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시설 경비직도 그만둬야 했다.
이후 2주 동안 상황은 악화했다. 모녀는 쉼터에 기부되는 음식을 먹으면서 지냈지만, 수입이 없다 보니 딸의 1월 학비를 낼 수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임대 아파트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탈락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N씨는 "계속 살아갈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러나 딸을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마음을 다져 먹었다"고 회상했다.
어려움이 호전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N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최후의 수단'으로 풍골 서부 SMC(단일선거구) 소속 선 수엘링 의원이 개최한 지역민과의 만남 행사를 찾아 사정을 털어놓았다.
모녀가 겪은 고생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는 선 의원은 N씨처럼 7세 딸 역시 어찌할 줄을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이후 지역구 관계자들과 함께 모녀를 위해 현금과 함께 생필품 구매 쿠폰을 제공했다.
또 모녀의 임대 아파트 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도 접촉했다. 이런 도움 덕분에 모녀는 최근 임대 아파트입주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가진 돈이 없는 N씨 모녀는 가구나 집기류를 살 돈이 없다는 문제에 다시 부딪혔다.
이러자 선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모녀의 사연을 전하면서 새 보금자리에 필요한 가구와 가전제품, 집기 등의 목록을 올리고 네티즌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러자 10여 분 만에 50명가량의 네티즌으로부터 냉장고와 온수기 등의 기부가 이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의원실측은 이번 주말 기증된 가구와 집기 등을 N씨 임대 아파트로 옮겨주기로 했다.
모녀를 적극적으로 도운 선 의원은 "모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온라인에서 신속하게 지원 의사를 밝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N씨도 "도움을 준 정부와 선 의원 그리고 싱가포르 국민에게 감사하고 싶다"면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 임대 아파트를 사서 정착하고 딸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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