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금성에는 지구와 같은 판구조 가능성 희박

입력 2021-01-29 17:01  

'쌍둥이' 금성에는 지구와 같은 판구조 가능성 희박
3~10억년 전 형성 충돌구 미드 바깥쪽 고리로 분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금성은 납도 녹아내릴 만큼 뜨겁지만 지구와 크기, 질량, 밀도 등이 비슷해 쌍둥이 행성으로도 불린다.
반지름은 0.95배, 질량은 0.82배, 밀도는 0.95배로 지구와 비슷하다 보니 내부 구조도 지각과 맨틀, 금속 핵 등으로 유사할 것으로 추정돼 왔다. 최근에는 지구와 같은 판 구조를 갖고 있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금성 최대의 고대 충돌구인 '미드'(Mead)를 분석한 결과, 적어도 충돌 당시에는 암석권이 지구보다 훨씬 더 두꺼워 지구와 비슷한 판 구조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박이 제시됐다.
미국 브라운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환경·행성과학과 박사후보 에반 비욘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로 미드 충돌구 형성을 재현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발표했다.
미드 충돌구는 지름이 약 270㎞에 달하는 충돌구로, 약 3억년에서 10억년 전에 대형 천체가 충돌하며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돌 충격으로 충돌구 바깥쪽으로 두 개의 절벽 같은 단층 고리가 형성돼 있다.
컴퓨터 모델은 충돌구에 이런 고리가 형성되려면 암석권이 지구보다 훨씬 더 두꺼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드 같은 고리가 여러 개인 충돌구에서는 가장 바깥에 있는 고리가 지각의 열(熱) 경사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깊이에 따라 암석 온도가 증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열 경사도는 암석이 충돌 충격으로 변형되고 쪼개지는 방식에 영향을 줘 고리가 형성되는 위치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런 고리의 위치를 분석하면 열 경사도를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미드의 열 경사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산출했으며 암석권이 활성 덮개를 가진 행성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두껍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미드가 형성될 당시에는 금성에 대륙판이 서서히 움직이는 맨틀 위에 뗏목처럼 떠 있는 지구와 같은 판구조가 있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논문 제1저자인 박사과정 대학원생 에번 비욘스는 "판이 움직이는 활성 덮개를 가진 지구와 달리 금성은 적어도 충돌 당시에는 하나의 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같은과 조교수 알렉산더 에반스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와 지구의 판구조 시스템이 인근 행성 사이에서 갖는 독보적 위치를 잘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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