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냉장트럭'으로 수송된 코로나 백신…볼리비아 '시끌'

입력 2021-02-03 08:08   수정 2021-02-03 12:21

'닭고기 냉장트럭'으로 수송된 코로나 백신…볼리비아 '시끌'
당국 "수송차량 고장나 급히 냉장차량 구한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앞에는 볼리비아 국기가 걸려있고, 옆면엔 닭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낡은 트럭 한 대가 앞뒤로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달린다.
볼리비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생뚱맞은 영상 속 이 트럭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실려 있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EFE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볼리비아 중부 트리니다드에선 항공편으로 도착한 백신이 닭고기를 운반하는 차량에 옮겨져 수송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트럭 옆면에는 닭고기 업체 이름도 그대로 적혀 있었다.

볼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역 보건당국이 준비했던 백신 수송차량에 문제가 생겨 긴급하게 냉장차량을 가진 업체들을 수소문했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싣기 전에 차량 소독을 마치고 생물보안 규정도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닭고기 대신 실렸던 백신은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이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동결건조된 상태로는 영상 2∼8도에서 보관과 운반이 가능해 비교적 취급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남미 볼리비아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백신 첫 물량 2만 회분을 받아 의료진을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의 미봉책이었다고 해도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수송 인프라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에 볼리비아 내에선 논란이 일었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아르투로 무리요 전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검증되지 않은 러시아 백신을 운반해준 닭고기 업체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정부의 철저한 대비 부족을 겨냥했다.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 등 앞으로 더 많은 백신이 도착할 상황에 대비해 콜드체인(냉장유통)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전했다. 볼리비아는 이달 중 화이자 백신 9만2천430회분을 받을 예정이다.
반면 온도 등의 요건만 맞으면 어떤 차량이 동원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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