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치료 청신호? 염증 조절하는 '긴 비암호 RNA'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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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03 17:54  

패혈증 치료 청신호? 염증 조절하는 '긴 비암호 RNA' 발견

패혈증 치료 청신호? 염증 조절하는 '긴 비암호 RNA' 발견

대식세포 유전자 제어해 특이한 발현 패턴 유도

미국 UC 샌타 크루스 연구진,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패혈증(sepsis)은 미생물 감염으로 염증이 온몸에 퍼져 생명을 위협하는 다발성 장기 부전이나 쇼크로 이어지는 걸 말한다.

패혈증 환자에게 걷잡을 수 없이 염증이 퍼지는 건 염증성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분비가 홍수처럼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불리는 이 현상은 중증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이렇게 위험한 패혈증 치료에 잠재적 표적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식세포(macrophages)의 염증 유전자 조절에 관여하는 '긴 비암호 RNA'(lncRNA)를 미국 샌타 크루스 캘리포니아대(UCSC)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GAPLINC로 통하는 이 RNA는 지금까지 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이 대학의 수잔 카펜터 분자 세포 발달생물학 조교수 연구팀은 1일(현지 시각) 관련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lncRNA는 단백질 생성 정보로 번역되지 않는 비암호 RNA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수년간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수천 종의 lncRNA가 포유류 유전체에서 확인됐다.

인간과 생쥐가 공유하는 lncRNA는 그리 많은데 GAPLINC도 그중 하나다.

연구팀은 대식세포와 그 전구체인 단핵구(단핵 백혈구)의 RNA 염기서열을 분석하다가 GAPLINC를 주목하게 됐다.

이 RNA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완전히 제거하면 대식세포의 염증 유전자가 더 높은 수위로 발현한다는 게 생쥐와 인간 세포 실험에서 드러났다.

그런데 패혈증에 걸린 생쥐에 실험했더니 GAPLINC를 제거한 생쥐만 살아남고, 이런 조작을 하지 않은 생쥐는 며칠 못 버티고 모두 죽었다.

이런 결과는 GAPLINC를 제거한 '노크 아웃(knockout)' 생쥐가 패혈증에 더 취약할 거라는 예측에 반하는 것이다.

처음엔 GAPLINC가 단핵구의 대식세포 분화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였다. 분화 과정에서 GAPLINC의 발현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GAPLINC가 관여하는 건 대식세포의 염증 유전자였다

GAPLINC의 발현도는 단핵구가 대식세포로 분화할 때 올라갔고, 세포가 내독소에 노출되면 낮아졌다.



특이하게도 대식세포의 염증 유전자는 최저점이 아닌, 어느 정도 올라간 낮은 수위에서 발현하기 시작했다.

이런 발현 패턴이 그람 음성균의 리포 다당류와 같은 균체 내독소(endotoxin) 쇼크를 약화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애플 볼머스 연구원은 "처음에 염증 유전자의 발현 수위는 아주 낮다"라면서 "0이 아닌 10부터 시작해 100까지 높아지는 식인데 확실한 이유는 모르지만 이게 어떤 방어 작용을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GAPLINC의 이런 작용 기제를 더 확실히 이해하면 유망한 패혈증 치료제 개발의 기회가 열릴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카펜터 교수는 "치료제 개발의 표적을 찾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앞으로 집중해서 파고들 만한 분자 경로는 찾아냈다"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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