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대책] 어느새 188만8천호로 불어난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

입력 2021-02-04 10:17   수정 2021-02-04 10:36

[2·4대책] 어느새 188만8천호로 불어난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

(서울·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집값 안정화를 위해 가히 '물량 폭탄' 수준의 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는 4일 발표한 2·4 주택공급 대책에서 공공 재개발·재건축, 역세권 개발 사업, 신규 택지조성 등을 통해 전국에 83만6천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중에서 서울 32만호 등 수도권에서 계획된 물량은 61만6천호다.



정부는 정권 초기만 해도 수요 억제에만 주력하면서 공급 확대론에는 '수도권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고 반응하며 신혼희망타운 공급 방안만 내놓았으나 점차 주택 물량을 끌어모으더니 지금으로선 공급 확대 총력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부는 2018년부터 신혼희망타운 조성용 공공택지를 확대하더니 그해 9·21 대책 때 수도권 택지 30만호 공급 방안을 제시하고 나서 3기 신도시를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이후에도 계속 주택 공급을 늘려 작년 5·6 대책에서 서울에 7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을 내놓았고 8·4 대책을 통해 다시 13만2천호를 더했다. 이로써 모인 수도권 물량이 총 127만2천호였다.

이번 2·4 대책에서 제시된 서울 32만호 등 수도권 61만6천호를 합하면 현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은 총 188만8천호로 불어나게 된다. 서울 전세대책 물량 7만5천호를 더하면 주택 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이는 1990년대 노태우 정권 때 추진된 수도권 200만호 공급 계획과 맞먹는 수준이다.
당시에도 주택 가격이 급등해 골머리를 앓던 정부는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골자로 한 수도권 200만호 주택 공급 계획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이후 근 10년간 서울의 집값이 안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정부가 최근 필사적으로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앞선 성공사례를 본보기 삼아 다락같이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신규 주택 물량을 쏟아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앞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서울에도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주택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공급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제시된 주택 공급 물량은 아직은 대부분 실체가 없다.
정부가 개발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공공기관 직접 사업 등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그래도 재개발·재건축이 실제로 추진돼야 하고 역세권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한다. 아무리 공공이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사업 동의 요건을 3분의 2 수준으로 낮췄다고 해도 결국 토지주들이 싫다면 그만이다.
30년 전 노태우 정권 때와 맞먹는 규모의 신규 주택을 수도권에 공급해야 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당시는 88 서울올림픽 등으로 경제가 호황이었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급격히 유입돼 주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구감소 시대를 앞두고 있고 30년 전에 비해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인구도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수도권 61만6천호 주택 공급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당장 집값은 잡는다 해도 향후 수년 뒤에는 주택 공급이 너무 많아 주택 시장에 쇼크가 올 수 있지 않으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정부 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만약 사업이 실제 추진된다면 다음 정부는 주택 입주시점에 맞춰 대책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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