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급 폭탄 쏟아낸다는데 '똘똘한 한채' 영향은?(종합)

입력 2021-02-06 10:31  

서울 공급 폭탄 쏟아낸다는데 '똘똘한 한채' 영향은?(종합)
공공주택 품질 개선해 수요 쏠림 극복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아파트 공급 소나기가 쏟아지면 똘똘한 한 채는 '바람 앞의 등불'일까.
주택 가격의 처음과 끝은 불안의 진앙인 서울 아파트다. 따라서 정부가 전국에 향후 5년간 83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핵심은 서울의 32만 가구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청사진대로 서울 도심에 한 해 주택 10만 가구, 아파트 기준으로는 지금의 2배 수준인 8만 가구 이상을 풀어 놓으면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집값 상승 과정에서 공고하게 굳어진 '똘똘한 한 채 불패'의 신화를 깨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이 개발하는 주택의 품질과 환경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정부 "창의적 설계·충분한 SOC로 주택 품질 보장"

물량은 쇼크 수준이다. 이제 관심은 계획의 속도감과 함께 주택의 품질로 모인다.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이 추진하면 뭔가 값싸 보이고 비좁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는 서울에 공급하는 32만 가구를 고품질 주택으로 개발해 일반의 이런 인식을 확 바꾼다는 구상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공공이 하면 민간보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임대주택만 지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데 공공이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결국 시공은 민간이 한다"고 했다. 민간의 창의적 설계와 시공, 충분한 생활 기반시설 확보로 건축과 주변 환경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파트의 설계와 시공, 브랜드 등은 모두 주민들이 결정할 수 있다"면서 "사업비가 올라가도 고급자재를 쓰겠다고 한다면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특히 생활 인프라와 혁신 공간, 일자리와 연계된 고품질의 주택 공급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해 수요자가 선호하는 주택이 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공공 개발로 집값의 거품을 빼고 주거 환경을 매력적으로 하면 수요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공 개발의 글로벌 모범인 미국 허드슨 야드, 싱가포르의 원노스와 마리나베이샌즈, 영국 도크랜즈, 파리 라데팡스 등에 필적하는 성공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 전문가들 "품질 확보 못하면 '똘똘한 한채' 쏠림 심화될 수도"

하지만 정부의 이런 의욕을 회의적으로 보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좁은 땅을 고밀 개발하다 보면 일조권이나 주차장, 생활 기반 시설 등은 희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정주 여건이 좋고 사업성이 있는 곳은 이미 상당 부분 개발이 이뤄졌다. 정부가 밝힌 것처럼 이번에 개발에 나서는 곳은 땅값이 비싸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지하철 역세권, 공장과 상가들이 쇠락해가는 준공업지역, 도로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사업성도 부족해 방치됐던 저층 주거지 등이다. 역세권을 빼면 이들 입지를 교통과 교육, 쾌적한 경관 등 양질의 생활 인프라를 갖춘 살기 좋은 고품질 주택으로 재탄생시키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번 대책에서 기반 시설보다 주택과 인구가 과도하게 밀집할 경우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다"면서 "도로와 학교, 공원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면 난개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충실하게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도심 요지의 똘똘한 한 채가 선호되는 것은 생활기반 시설이 충분히 확보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자칫 공공 개발의 질이 떨어지면 주택의 양극화로 인한 쏠림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도 주택 품질을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고밀개발은 근본적으로 공급의 양을 늘리는 것이기에 기존 대단위 단지보다 주거의 질은 떨어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적인 가격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적률 400%도 높은데 500%에서 최대 700%까지 풀어준다는 것은 심각한 주거 환경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역세권의 경우 대단위 택지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인데 주택은 한 번 지어지면 거의 반영구적이므로 용적률을 지나치게 높여주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kim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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