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에서 백조로…러시아 백신 반전 드라마 써간다

입력 2021-02-07 23:29   수정 2021-02-08 12:08

미운오리에서 백조로…러시아 백신 반전 드라마 써간다
저명 학술지 '랜싯' 효과 발표 후 분위기 급변
'전통 우방' 남미·아프리카 중심으로 공급 증대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러시아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가 뒤늦게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워낙 개발 기간이 짧았던 데다 임상시험을 포함한 개발 과정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효과나 안전성에 의구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백신이라는 명성을 노린 무리수라는 조롱도 뒤따랐다.
그러나 최근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동료 평가 결과가 실리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임상 시험 참가 대상 2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91.6%의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개발한 제품만큼 효과적이며, 조기 개발을 주장했던 중국 백신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러시아 백신은 냉동이 아닌 냉장 보관으로 유통이 가능해 저개발 국가나 더운 나라에서 사용이 용이하다. 또 두 번 접종에 20달러로 다른 서구 국가의 백신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최소 20개국이 러시아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 소속 국가인 헝가리도 포함됐으며, 브라질과 인도에서도 승인이 임박했다.
이제 러시아는 백신 공급 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EU 시장의 본격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에 붙인 스푸트니크 V는 지난 1957년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에서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미국이 러시아의 성공에 자극받아 이른바 '우주 전쟁'이 시작됐다.
벌써 푸틴 대통령은 백신 개발 성공과 수출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내면서 대외 이미지를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자신의 정적 암살 기도부터 선거 개입 의혹까지 국내외에서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호재를 만난 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각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터키는 이번 주 스푸트니크 V를 자국에서 생산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터키는 5천만 회분의 중국 백신과 450만 회분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구매하기로 계약했지만, 백신 증산을 위해 뛰어든 것이다.
다만 정작 러시아 자국에서 스푸트니크 V에 대한 반응은 미온적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는 68세인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연령대가 맞아도 되는지 안전성이 검증된 후 접종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그럼에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러시아 백신 2천400만 회분을 수입키로 하면서 푸틴 대통령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남미는 코로나19 백신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스푸트니크 V 50만 회분을 확보하고 나서야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어 니카라과,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도 이러한 전철을 밟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친러시아 대통령이 있는 기니가 처음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중동 국가 중에서는 이란이 이번 주 200만회분을 처음으로 받았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도 백신 공급을 추진 중이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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