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테슬라 초기투자자…6년반 수익률 1천%대

입력 2021-02-14 06:10   수정 2021-02-16 09:54

국민연금은 테슬라 초기투자자…6년반 수익률 1천%대
2014년 美증권거래위 공시자료에 투자사실 첫 공개
현 800달러대 1주 지분가치 당시엔 49달러…최근 4년 평가차익 3조 웃돌듯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최근 몇 년 새 폭등한 테슬라 주식에 국민연금이 수년 전부터 상당액을 투자하고 수조원대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돼 눈길을 끈다.
14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보유주식 현황 자료(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4년 3분기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792만달러(약 88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2014년 3분기 말 기준 테슬라 주가는 48.54달러(수정주가 기준)로, 지난해 8월 액면분할과 2월 13일 현재 주가(813.32달러)를 적용하면 6년 반 새 수익률은 무려 1천576%에 육박한다.
국민연금의 미 증권거래위 신고 자료가 공시되기 시작한 최초 시점이 2014년 3분기일 뿐 최초 매입 시기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실제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은 이보다 앞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전체 투자 규모는 기금운용본부가 2016년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해외주식 종목별 투자현황 자료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미 증권거래위 공시 자료엔 국민연금 명의의 계좌로 직접 보유한 미 상장 주식 현황만 드러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금운용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6년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1천824억원 어치 보유했다.
보유 비중 순위는 해외주식 중 76위로 당시 테슬라의 시가총액(344억달러) 수준을 고려할 때 투자액이 큰 편이었다. 당시 투자 비중이 비슷한 다른 자동차 제조사 GM(74위)의 경우 시총이 527억달러로 테슬라를 훨씬 웃돌았다.
테슬라의 성장성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 적극적인 운용 판단이 개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2016∼2019년 국민연금의 테슬라 보유지분율은 0.42∼0.44%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됐는데, 2019년 말 지분율(0.42%)이 최근까지 그대로 유지됐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현재 평가가치는 약 3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평가차익이 3조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테슬라의 수익률엔 못 미치지만 국민연금은 2016년 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보유비중 1위·9천277억원), 애플(2위·9천10억원), 아마존(3위·6천786억원) 등 주요 대형 기술주들을 일찌감치 대거 보유해온 투자자다.
최근 몇 년 새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데다 국민연금이 추가 투자로 보유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면서 2019년 말 현재 평가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3조3천304억원, 애플이 3조1천406억원, 아마존이 1조9천913억원 등으로 불어난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성과는 국내 주식 성과를 월등히 앞서는 편이다.
1988년 기금 설정 이후 2019년까지 해외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10.08%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연평균 수익률은 5.59%였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적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잘 낸다고 하더라도 그 수익이 다른 국내 투자자 몫에서 가져온 것이라면 국부가 늘어나는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해외 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하는 북유럽 국부펀드처럼 국민연금도 해외 투자를 넓히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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