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한중간 문화 갈등'에 반크·서경덕 비판

입력 2021-02-18 19:03  

중국 관영매체, '한중간 문화 갈등'에 반크·서경덕 비판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최근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의 기원 등 문화 분야에서 한중간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관련 문제를 적극 제기해온 시민단체 반크와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등을 직접 거론하며 거세게 비난했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18일 '중국에 시비를 걸려고 하는 한국의 반크는 어디서 온 것인가'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이같이 공세를 취했다.
환구시보는 지난해 말 한중 민간을 중심으로 발생한 김치 기원 논쟁과 관련, 사건을 도발한 것이 반크이며 아직도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에서 '중국이 한국 문화를 훔치고 있다'고 항의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사이버 외교 사절단'으로 불리는 반크의 설립과 운영·활동, 정부 및 각종 단체의 지원 등에 대해 상당 분량을 할애해 설명했다.
이어서 반크의 청원활동이 과거에는 주로 독도·동해 등 일본 관련 내용이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을 겨냥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반크가 김치 논쟁뿐만 아니라 구글에 '중국 춘제(Chinese New Year)'를 '음력 새해(Lunar New Year)로 수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반크가 "중국이 한국 고대국가인 고구려·발해를 중국 역사라고, 한국 전통 의복인 한복을 중국 복장이라고 왜곡한다"는 내용을 담은 청원운동도 하고 있다고 환구시보는 밝혔다.
환구시보는 "반크의 주장이 일부 한국 청년층의 역사문화적 인식을 대표하지만, 과거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에 항의할 때보다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거칠고 경솔하다"면서 "한국 사회 내 중국에 대한 많은 편견을 끌어모은다"고 비판했다.
김치 기원 논란의 경우도 양국 네티즌 간 소통상 문제와 교류 부족 등으로 중국의 태도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일부 한국 학자와 매체도 한중 문화 갈등에서 역할을 한다면서, 서 교수를 예로 들었다.
서 교수는 최근 '바이두 바이커' 상에 '조선족'으로 표시된 윤동주 시인 관련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문제 제기했으며, 환구시보는 전날에도 평론을 통해 서 교수를 비난한 바 있다.
상하이(上海)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잔더빈(詹德斌) 주임은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역사 논쟁'과 관련된 단체·개인이 논쟁점을 발굴해 한국 매체에 제보하고, 일부 매체도 이를 기꺼이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학자'라는 한국 평론가들도 반크의 주장에 유리한 소위 '연구 결과'를 꾸며내고, 이를 통해 이름을 날리고 이익을 얻는다"면서 "반크의 주장에 학술적 겉옷을 걸쳐준다"고 비난했다.
잔 주임은 "한국의 일부 오피니언 리더는 편집된 주장을 이용해 한국 내 민족주의 정서를 선동하고, 양국 네티즌의 정상적 교류를 해치며 자신의 지명도와 영향력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미중관계 악화 등에 따라 한중관계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면서 "전문지식을 갖춘 한국 전문가들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려 하지 않거나 그러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환구시보의 보도는 한중간 문화 기원 논란이나 한국 내 반중 정서의 초점을 일부 시민단체나 개인에 의한 것 등으로 축소해 바라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선포된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간 진정한 교류를 위해서는 한국 내 정서에 대한 중국의 역지사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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