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서비어런스 화성 안착, 생명체 탐색·유인탐사 준비 본격화

입력 2021-02-19 10:10   수정 2021-02-19 11:54

퍼서비어런스 화성 안착, 생명체 탐색·유인탐사 준비 본격화
"봤지, 너도 해봐" 5~6월 착륙 시도 中 '톈원1호'와 비교될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적도 인근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 착륙 목표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본격적인 생명체 탐사와 미래 유인탐사 준비에 나서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금까지 착륙지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 곳에 퍼서비어런스를 차질없이 착륙시킴으로 우주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최첨단 로버 퍼서비어런스 어떤 임무 수행하나
퍼서비어런스는 우선 착륙지 주변의 지형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하고, 한달여간은 각종 기기를 점검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등의 준비과정을 밟는다.
그런 다음 2년간 약 25㎞를 이동하며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게된다.
로버가 착륙한 예제로 크레이터는 약 35억 년 전 강물이 흘러들며 운반한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고 있으며, 토양과 암석에서 고대 미생물의 존재를 보여주는 미(微)화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승용차 크기의 퍼서비어런스에 장착된 최첨단 분석 장비들은 지구에서 이뤄진 실험에서 고대 미생물의 흔적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했지만, 좀 더 확실한 정밀분석을 위해 지구로 가져올 시료를 채취해 보관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암석에 구멍을 뚫고 약 30g의 시료를 채취해 시가형 티타늄 관에 담아 현장에 보관하게 되는데, 이런 시료를 최대 39개까지 만들게 된다. 이 시료들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2026년 공동으로 제작해 발사할 착륙선과 로버가 수거해 2031년 지구로 가져오게 된다.
퍼서비어런스는 2030년대에 이뤄질 화성 유인 탐사에 대비한 미래 기술을 실험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화성에서 이뤄질 최초의 동력비행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배 부위에 기술 시연용 헬기 '인저누어티'(Ingenuity)를 싣고 갔으며, 이 헬기는 기기 점검을 거쳐 한달여뒤 로버에서 떨어져나와 시험비행을 준비하게 된다.
인저누어티는 1.2m짜리 회전날개를 돌려 3~4.5m 높이로 최대 90초간 300m 가까이 비행을 시도하는데, 퍼서비어런스는 헬기와 지구 관제소 간 교신을 중계하고 비행 장면을 촬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화성은 대기 밀도가 지구의 1%밖에 안 돼 10만 피트 상공을 비행하는 것과 같을 만큼 어려운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바퀴와 궤도로만 움직여온 화성 지상 탐사에 항공 탐사의 신기원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이와 함께 '화성 산소 현장 자원 활용 실험'(MOXIE)을 통해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CO₂)에서 산소(O)를 뽑아내 로켓 추진 연료와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무도 진행한다.
◇ "봤지"…다시 입증된 미국의 우주 기술력
NASA는 성공률이 50%밖에 안 되는 화성 착륙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착륙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이번까지 모두 10차례 시도 중 1999년 한 차례만 빼고 모두 성공했다.
러시아와 ESA 등 다른 우주선이 착륙을 시도하다가 폭발하거나 착륙 뒤 곧바로 연락이 끊기는 등 실패를 거듭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번에는 고대 생명체 흔적 탐색 임무를 위해 평평하고 안전한 곳을 포기하고 곳곳에 바위가 널려있고 벼랑과 모래언덕 등 위험한 지형지물이 도사리고 있는 곳을 착륙 목표지로 삼은 것이어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NASA는 화성 '진입·하강·착륙'(EDL) 과정에서 착륙 목표지에 맞춰 21m 폭의 초음속 낙하산을 펼치고, 주변 지형을 신속히 촬영해 사전 입력된 지도와 비교하며 안전한 착륙지를 찾는 '지형비교항법'(Terrain-Relative Navigaion)으로 난관을 넘었다.
퍼서비어런스의 안착으로 화성 궤도를 돌며 오는 5~6월을 목표로 화성 착륙을 준비 중인 중국 '톈원(天問) 1호'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톈원-1호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둔 지난 10일 중국 최초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으며, 궤도선은 그대로 둔 채 착륙선과 로버가 분리돼 '유토피아 평원'(Utopia Planitia)에 착륙을 시도하게 된다.
중국 로버의 이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착륙 성공 뒤에 발표될 예정이다.
톈원-1호의 화성 착륙은 퍼서비어런스와 비교되며 우주 굴기로 대등해진 중국의 우주 기술력을 입증하거나 아니면 아직은 한 수 아래라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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