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비트코인 누구 말 맞나…일론머스크 vs 워런버핏

입력 2021-02-20 07:01   수정 2021-02-20 07:22

'1조$' 비트코인 누구 말 맞나…일론머스크 vs 워런버핏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시장이 뜨겁다.
가상화폐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일(한국시간) 새벽 5만6천달러대에서 형성됐다. 최고가는 5만6천200달러대다.
16일 밤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7일 5만1천달러대, 18일 5만2천달러대를 거쳐 다시 고점을 높였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4배 이상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 이미 추가로 80% 넘게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도 1조달러(약 1천100조원)의 벽을 처음 넘어섰다. 이는 전세계 웬만한 기업의 주식 시총보다 큰 수준이다.
예컨대 7천억달러 규모인 테슬라보다 많고, 2조달러를 넘는 애플보다는 작다고 미 경제 매체 CNBC는 전했다.
하지만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등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불을 붙이고 폴 튜더 존스, 마이크 노보그라츠, 앤서니 스카라무치 등 월가의 전문 투자자들이 기름을 부으면서 시장의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뜨거워지기만 하는 양상이다.
그냥 지켜보자니 자산 가격의 변화로 하루아침에 빈곤해지는 '벼락거지'라는 용어가 귀를 맴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뒤늦게 투자 행렬에 뛰어들기도 두렵다.
한쪽 편에서는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워런 버핏이나 과학기술 분야에서 높은 식견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을 지지하지 않는다. 미 재무장관 재닛 옐런이나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등 이른바 당국자는 당연히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세상을 주물럭거리는 잘난 사람이나 천재들도 비트코인을 놓고서는 의견이 갈려 있는 셈이다.
최근 몇년간 비트코인에 대한 이들의 발언 내용을 정리했다. 판단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다. 2013년 한 친구가 비트코인을 소개한 적이 있다. 8년 전 비트코인을 샀어야 한다.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금융가 사람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올해 2월 1일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인터뷰에서, 이하 현지 시간 기준)
이어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약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실을 지난 8일 공개했으며, 머스크는 가상화폐 도지코인에 대해서도 거듭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테슬라가 직접적으로 내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금보다 '덜 우둔한' 형태의 유동성으로 약간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한 기업에는 충분히 흥미진진한 투자다. 나는 투자자가 아니고 엔지니어다. 테슬라 이외에 다른 상장 주식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법정 통화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다른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바보일 뿐이다." (2월 19일 트위터)



◇ 트위터 CEO 잭 도시
"세계는 궁극적으로 단일 통화를 갖게 될 것이고 인터넷도 단일 통화를 갖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게 비트코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2018년 언론 인터뷰)
잭 도시가 창업한 핀테크 기업 스퀘어는 2018년 비트코인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비트코인에 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비트코인이 통화로서 기능하지 않고 있다. 고점과 저점은 투자자산과 비슷하고 금과도 유사하다. 통화로서 좀더 유용성과 접근성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인터넷이 고유의 통화를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2019년 9월 호주 언론 인터뷰)
잭 도시는 미국의 유명 래퍼인 제이 지와 함께 2천36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기부해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고 이달 12일 밝혔다. 비트코인의 앞 글자를 따서 'B트러스트'라고 명명한 이 펀드의 목표는 '비트코인을 인터넷의 통화로 만드는 것'이다.

◇ 헤지펀드 운용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급은 많지 않고 수요는 매우 크다. 내 생각에 비트코인 가격은 연내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다."(올해 2월 17일 CNBC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 잠시 백악관 공보국장을 맡기도 한 스카라무치가 창립한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은 수천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버크셔 헤서웨이 워런 버핏 회장
"가상화폐는 기본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다. 나는 가상화폐를 갖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2020년 2월 CNBC 인터뷰)

◇ MS 창업자 빌 게이츠
"비트코인은 투기적인 것이다. 간편한 방법이 있으면 공매도할 것이다"(2018년 5월 CNBC 인터뷰)
"가상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은 특정한 범죄 행위를 허용한다. 그런 점을 제거하면 좋을 것이다." (2월 18일 공개된 미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세계에 없어도 될 기술 진보에 대해 질문을 받고서)
"나는 비트코인을 갖고 있지 않고 공매도하고 있지도 않다. 나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같은 날 방송된 CNBC 인터뷰)
게이츠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버핏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반대론자에 가까운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반대 수위를 낮춰 이제는 스스로 "중립"이라는 표현을 썼다.



◇ 미 재무장관 재닛 옐런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사용을 축소하고 돈세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재무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1월 19일 미 상원 금융위 인준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다…(중략)…비트코인을 취급하는 기관을 규제하고 책임을 지키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2월 18일 방송된 CNBC 인터뷰)

◇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가상화폐는 본질적 가치가 없다. 상대적으로 소박한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의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이거 좋네, 살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될 보장은 없다. 투자자와 소비자 보호 문제도 있다."(2018년 미 하원 금융위원회 발언)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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