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러 야권운동가 나발니 '양심수'서 제외"<러 매체>

입력 2021-02-24 18:24   수정 2021-02-24 19:12

"앰네스티, 러 야권운동가 나발니 '양심수'서 제외"<러 매체>
"2000년대 유대인 등에 대한 '증오 발언' 때문…석방 운동은 계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양심수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동유럽·중앙아시아 지역 언론 담당자인 알렉산드르 아르테미예프를 인용해 나발니가 이전에 한 '증오 발언'(hate speech) 때문에 양심수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아르테미예프는 "나발니에 대해 더이상 양심수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나발니가 2000년대 만든 동영상 자료를 검토한 결과 그의 발언들이 증오 발언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내부 규정에 따라 증오 발언으로 간주되는 자신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철회하지 않은 사람은 양심수 지위를 누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발니가 이전에 한 증오 발언들을 철회하면 양심수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오 발언은 인종, 성, 민족, 종교, 성 정체성 등에 따른 특정 그룹에 대한 편견과 폭력을 부추길 목적으로 행해지는 의도적인 폄하, 위협, 선동 등의 발언을 일컫는다.
나발니는 지난 2000년대 중반 난민과 유대인들을 비하하고, 스스로를 민족주의자로 자처하는 등의 발언이 담긴 여러 건의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르테미예프는 다만 나발니의 발언을 검증하라는 최근의 요구들이 야권운동가의 권위를 실추하기 위한 의도적 캠페인의 일환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아르테미예프는 동시에 나발니의 양심수 지위 변화가 그를 석방하라는 러시아 정부에 대한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요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발니 석방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이날 캐나다-미국계 언론인 아론 마티에를 인용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나발니를 양심수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마티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문의해 받은 답이라며 이 기구가 보내온 관련 문서 사본을 올렸다.
기구는 이 문서에서 "최근 나온 새 정보에 따라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더 이상 나발니를 양심수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그가 폭력과 차별을 선전하고 그러한 발언들을 철회하지 않은 사실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나발니가 지난달 독일서 독극물 중독 증세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체포되자 그를 양심수로 인정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줄기차게 고발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여객기에서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17일 귀국했으나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구속됐다.
지난 2일 모스크바 구역법원은 2014년 나발니의 사기 사건과 관련한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다.
뒤이어 20일 열린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이 적법하다고 판결하면서 나발니는 사기 사건과 관련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실형으로 살게 됐다.
다만 이전 소송 당시 수사와 재판, 가택연금 등 사법 절차에 소요된 일수가 고려돼 실제 복역 기간은 2년 6개월로 정해졌다.
나발니와 변호인단은 그에 대한 사법 절차가 정치적 동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상고 의사를 밝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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