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도 안돼 물러나…계열사 경영진 '경고'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대표)이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사업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롯데가 25일 밝혔다.
조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 등과 함께 사업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대표가 롯데온이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물러났다는 점에서 실적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간접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 대표는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 사업을 이끌어 왔다. 롯데온은 롯데의 백화점과 마트, 슈퍼, 닷컴, 롭스, 홈쇼핑, 하이마트 등 7개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것이다.
롯데온은 출범 당시 온·오프라인 고객 데이터 통합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웠다.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가 온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뒤 시장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첫날부터 시스템이 '불통'된데다 데이터 통합도 매끄럽지 않았다. 경쟁사와 비교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불편하고 통합몰 출범에도 계열사 간 기존 온라인몰이 계속 따로 운영되며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지난해 총거래액을 37% 늘리고 적자 폭도 줄여나가며 성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조 대표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롯데온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롯데는 후임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온을 이른 시일 안에 안정적인 궤도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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