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군,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서 민간인 수백명 학살"

입력 2021-02-26 21:30  

"에리트레아군,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서 민간인 수백명 학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보고서 "반인도 전쟁범죄 수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군이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서 수백명의 비무장 민간인 수백명을 조직적으로 살해했다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28∼29일 에티오피아 북부의 고대도시 악숨에서 에리트레아군이 거리 발포와 가택 수색 등을 통해 "반인도 전쟁 범죄 수준의 학살을 저질렀다"면서 이같이 폭로했다.
앰네스티는 41명의 생존자와 목격자 및 20명의 다른 소식통 등을 참고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조사자들에게 법적 절차 없는 처형, 무차별 폭격, 광범위한 약탈이 그달 19일 에티오피아 군과 에리트레아 군이 악숨에 대한 공세를 시작해 장악한 이후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앰네스티는 이들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교회 옆 집단 무덤이 새로 생겼음을 위성사진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동부 및 남부 아프리카 국장인 데프로스 무케나는 "에리트레아 군은 조직적으로 냉혹하게 수백 명의 민간인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그라이 사태 와중에 벌어진 '최악의 학살'에 대해 유엔의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한 남성은 앰네스티에 군인들이 도로에서 여섯명의 남자들을 줄 세우고 뒤에서 사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번 집단학살극은 악숨 일부 주민이 지역 민병대에 가세해 에리트레아 군을 돌 등으로 공격한 데 따른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살 희생자는 주로 남성과 10대 소년들로 에리트레아 군은 거리에 널린 시신들의 매장도 제때 못 하게 총격까지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원회의 다니엘 베켈레 수석 행정관도 앰네스티 보고서를 매우 심각하게 간주한다면서, 자신들도 예비 조사에서 불특정 수의 민간인이 악숨에서 에리트레아 군에 의해 살해됐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연방군은 지난해 11월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 티그라이 지역 정부 TPLF에 대한 진압 작전을 벌였다.
에리트레아는 1998∼2000년 TPLF가 이끌던 에티오피아 정부와 국경 분쟁을 벌였으며, 아비 아머드 현 에티오피아 총리와 화해했지만 TPLF(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와는 계속 앙숙 관계이다.
에티오피아는 티그라이 사태에 대한 에리트레아군의 개입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으며, 에리트레아도 학살 혐의를 '날조'라고 일축했다.
티그라이 사태는 소강 상태이지만 아직도 유엔의 구호활동 등을 위한 접근이 원활하지 않으며 TPLF 병력과 에티오피아군 사이에는 산발적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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