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해외주식 거래 56조 역대 최대…서학개미, 수익 좇아 삼만리

입력 2021-03-01 06:50   수정 2021-03-01 19:16

2월 해외주식 거래 56조 역대 최대…서학개미, 수익 좇아 삼만리
테슬라 거래액·순매수 1위…4.5조 거래, 3천억 순매수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팔란티어, 유니티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투자처 찾기에 골몰한 가운데 게임스톱, AMC 엔터테인먼트 등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거래도 나타났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매수 결제액+매도 결제액)은 전월 대비 35% 증가한 497억2천950만달러(약 55조9천954억원)였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종전 최대는 지난 1월 기록한 368억120만달러(41조4천381억원)였다. 해외 주식 거래는 작년 10월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달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매수 결제액-매도 결제액)은 31억9천880만달러(3조6천19억원)로 전월 대비 38% 줄었다.
1월보다 매수 금액이 늘어났으나 매도 금액도 대폭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종목별로 보면 테슬라(3억443만달러)가 여전히 순매수 금액 1위였으며 팔란티어(2억5천619만달러)와 유니티 소프트웨어(2억2천961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주로 정보기관 등을 상대로 사업을 진행한다.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게임업체다. 두 기업 모두 작년 9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혁신 기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강세를 보여왔다.
테슬라, 애플(1억5천513만달러·순매수 4위)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움직임도 나타났다.
지난달 게임스톱 거래액은 30억2천748만달러(3조4천89억원)로 테슬라(40억3천199만달러)에 이어 가장 많았다. AMC 엔터테인먼트는 8억4천799만달러(9천548억원)로 7위에 올랐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전쟁터로 떠오른 게임스톱, 미국 영화관 체인 업체 AMC 엔터테인먼트 등에 뛰어들었는데 이들의 결제분이 반영되면서 거래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으로 이항홀딩스 등 국내 투자자가 선호한 종목에서 이슈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거래도 나타나는 양상이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이항홀딩스의 주가가 부정적인 공매도 보고서로 63% 급락하자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이항 주식을 팔아치웠다.
2월 이항홀딩스 거래액은 8억6천768만달러(9천770억원)로 가장 많은 거래 종목 6위에 올랐다. 순매도 금액은 1억5천485만달러(1천744억원)였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라는 게 국내 경제의 모멘텀(동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일어나는 대체적인 투자"라며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이후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게임스톱, 테슬라 열풍, 비트코인 열풍 등도 그러한 연장선 중에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주를 찾기 위한 해외 투자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현재의 쏠림 현상은 건설적인 투자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바람직한 투자로 연속성이 있으려면 그에 대한 리서치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포모'(Fear Of Missing Out·상승장에서의 소외를 두려워하는 것)를 이겨내는 바람직한 투자 철학 및 문화 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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