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카고, 코로나19 사태 1년 만에 교실수업 본격 재개

입력 2021-03-02 08:20  

미 시카고, 코로나19 사태 1년 만에 교실수업 본격 재개
1일 유치원~초등 5학년 등교…오는 8일에는 6~8학년 예정
물티슈·소독제·비말 차단용 투명 가리개·공기정화기 준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에서 세 번째 큰 교육구인 시카고 교육청(CPS)이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1년 만에 학교 문을 다시 열었다.
시카고 교육청은 1일(현지시간)부터 초등학교(한국 유치원 과정~5학년) 학생들의 교실수업을 본격 재개했다. 교육청 산하에는 2020 학사연도 기준 642개 학교, 35만5천여 명의 학생이 속해있으며 초등학교 과정은 가장 큰 학생 집단이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재니스 잭슨 교육청장은 이날 아침 도시 북부 레익뷰 지구의 호손 초등학교를 찾아 1년 만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았다.
대부분 마스크를 쓴 상태로 거리두기 지침에 따랐고, 일부 저학년 학생들은 학교 건물로 들어가기 전 안전요원들이 체온을 재려 하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새 학기 준비물 목록에 일회용 타월과 소독용품 등이 추가된 것은 코로나19 시대의 신풍속이 됐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전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아이들이 신나는 표정으로 등굣길에 동행한 부모를 앞서 걷는 모습을 봤다. 교실에서 만난 한 2학년 아이는 '새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며 "교원노조의 반발에도 우리가 학교를 열기 위해 싸워온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3월 팬데믹이 선언되고 휴교령을 내렸을 때, 1년씩이나 지속될 거라 아무도 생각 못 했다"면서 "몇 주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수개월이 됐고, (작년 9월 시작된) 새 학기는 교실에서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교실수업 재개에 동의해준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한 후 학부모들에게는 "등교 시점이 계속 늦춰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학생과 교직원에게 마스크 상시 착용을 요구하고, 소규모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등교 때마다 체온을 측정해서 38℃ 이하만 교실 입실을 허용하고,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학생은 곧장 귀가시킬 예정이다.
라이트풋 시장은 "교실수업 준비에 1억 달러(약 1천100억 원)를 사용했다"며 지금까지 교직원 1만8천여 명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회를 주었다고 밝혔다.
또 각 교실과 복도에 소독용 물티슈와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비말 차단용 투명 가리개와 고효율 필터(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정화기를 설치했다고 부연했다.
시카고 당국은 그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학교 재개를 시도했으나, 교원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달, 교육당국과 노조는 극적으로 학교 재개 조건에 합의하고, 3월부터 초등학생들의 교실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취학 전 과정(프리스쿨)이 지난달 11일부터 교실수업에 들어갔고, 6~8학년은 오는 8일부터 등교한다.
교육청 측은 8학년 이하 학생 중 30% 이상이 교실수업이 재개되는 대로 등교하기를 희망했다며 "백인 다수 지역과 부유층 거주지의 학교에서 교실수업 참여 희망률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고등학생들도 이번 학기 중으로 교실로 복귀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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