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전자 유통업체 쑤닝 접수하나…또 '국진민퇴'

입력 2021-03-02 15:17  

中정부, 전자 유통업체 쑤닝 접수하나…또 '국진민퇴'
선전시, 유동성 위기 쑤닝에 2조5천억 투입 지분 인수
장진둥 창업자 통제권 상실…앤트그룹 재편 모델되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형 유통 업체 쑤닝(蘇寧)에 2조원대 자금을 투입해 일부 지분을 인수한다.
거래 후에는 법적으로 특정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게 돼 결국 쑤닝이 실질적으로 국유기업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쑤닝은 최근 최대 주주인 장진둥(張近東) 회장과 특수 관계인인 쑤닝홀딩스 등이 보유한 회사 지분 총 23%가 선전(深?)시 정부 관계 회사인 선궈지(深國際)와 쿤펑(鯤鵬)에 팔려 회사 지배구조에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가 완료되면 선궈지와 쿤펑은 각각 8%, 15%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반면 기존 지배주주인 장진둥과 쑤닝홀딩스의 합계 지분은 거래 전 24.94%에서 16.38%로 낮아진다.
특수 관계인은 아니지만 장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쑤닝전기 지분도 기존의 16.8%에서 5.45%로 내려간다.
거래 후에도 기존 주요 주주이던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淘寶)는 19.99% 지분을 보유한다.
차이신은 "이번 주식 거래가 이뤄지고 나면 지배주주와 실질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없어지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전에는 창업자인 장 회장이 우호 지분까지 더해 40% 이상 지분을 갖고 회사 경영을 책임졌지만 향후에는 선궈지 등 신규 주주와 기존 주요 주주인 알리바바 계열 타오바오 등과 협의해 경영해야 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새로 쑤닝 지분을 인수한 선궈지와 쿤펑 두 회사는 광둥성 선전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곳들이다.
선전시는 산하 국영기업을 통해 선궈지 지분 43%를 갖고 있다. 또 선전시는 투자 전문사 쿤펑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차이신은 선전시가 쑤닝 지분을 대량 인수하는 데 148억 위안(약 2조5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회사의 통제권을 누가 갖게 될 것인지에 주목했다.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쑤닝은 중국 전역에 많은 대리점을 둔 전자제품 양판점으로 사업을 시작해 큰 성공을 거뒀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중국을 대표하는 종합 유통 업체로 성장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들의 소비가 급속히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알리바바나 징둥(京東)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쑤닝의 재무 상황은 크게 악화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는 국영기업이 자금난이나 경영난에 처한 민영기업의 지분 전체나 부분을 인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무너질 위험에 놓인 기업을 국가가 나서 구제하는 일은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일이지만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의 큰 흐름과 반대로 국영 부문 확대되고 민영 부분이 축소된다는 점에서 '국진민퇴'(國進民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쑤닝의 지배구조 개편은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앤트그룹은 중국 금융당국의 요구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면 대규모 증자가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지분이 크게 희석되면서 마윈이 지배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