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쇼로 재미보더니"…쿠오모 스캔들에 '이중잣대' CNN도 궁지

입력 2021-03-03 15:59   수정 2021-03-05 18:15

"형제쇼로 재미보더니"…쿠오모 스캔들에 '이중잣대' CNN도 궁지
코로나국면서 형 인터뷰로 '시청률 상승' 앵커, 형 치부에는 '보도 패스'
CNN '저명인사' 가족 인터뷰 금지 윤리규정 고무줄 적용 '뒷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쿠오모 형제의 '브라더쇼'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미국 CNN방송이 형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성희롱 스캔들'로 때아닌 궁지에 몰렸다.
지난해 내부 윤리 규정에 대한 예외를 적용해 동생인 간판앵커 크리스 쿠오모의 형 인터뷰를 허용했지만, 정작 형의 '치부'가 잇따라 불거지자 동생 크리스가 자신이 직접 해당 보도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중잣대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지난 봄 형을 인터뷰할 때 크리스 쿠오모의 시청률은 치솟았다. 지금 그것은 논의 금지 대상이 됐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러한 상황을 꼬집었다.
WP에 따르면 CNN은 지난 2013년 저명인사가 된 가족의 일원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윤리 규정을 마련했다. 공정 보도 및 이해관계의 충돌 방지라는 언론의 본령에 비춰 부적절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봄 코로나19 핫스폿이 된 뉴욕주 상황에 대한 허심탄회한 일일 브리핑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를 이루며 주가를 올리던 쿠오모 주지사를 동생 크리스가 인터뷰한 것은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규정 위반이었다.
하지만 CNN측이 전례없이 이러한 금지 조항을 풀어주면서 쿠오모 주지사는 남동생 크리스 쿠오모가 저녁 시간대에 진행한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 출연했다.
누가 어머니에게 더 사랑받는 자식인지 등을 두고 티격태격하다가도 이내 훈훈한 형제애를 연출하는 코믹하고도 허물없는 두 사람의 모습은 생방송으로 전파를 타면서 화제를 뿌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안감에 지쳤던 사람들은 '쿠오모 브라더쇼'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고 열광했다. 그 덕에 '쿠오모 프라임 타임'의 시청률은 한때 예년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동생 크리스 쿠오모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도 집 지하실에서 방송을 이어갔다.
순수 저널리즘 주창자들은 쿠오모 형제 방송에 경악했지만 CNN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1년 뒤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 영웅'으로 떠올랐던 쿠오모 주지사가 요양원 사망자 축소 발표 논란에 이어 잇단 성희롱 및 성추행 추문에 휘말리면서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회사측이 1년 전 사문화된 금지 조항을 되살린 것이다.

WP의 미디어 칼럼니스트인 마거릿 설리번은 "요즘 CNN의 금지령은 부활돼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쿠오모 주지사가 성희롱 의혹과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형제 방송'은 끝나버렸다"고 비꼬았다.
동생 크리스 쿠오모는 세번째 성희롱 피해 폭로가 불거져 나온 지난 1일 방송에서 "나는 분명히 형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또한 분명히 나는 그 내용을 다룰 수 없다. 그는 나의 형이기 때문이다"라고 간략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다.
이를 두고 설리번은 "형이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형의 출연으로 우리 둘의 브랜드를 키울 수 있던 때에는 형에 대해 다룰 수 있었지만, 지금은 끔찍한 이해충돌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식의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CNN은 쿠오모 주지사의 성희롱 의혹이 터지기 전 요양원 사망자 축소 발표 논란이 제기됐을 때도 윤리 규정상 가족 인터뷰 금지령을 다시 꺼내 들어 "이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설리번은 너무도 편리하고도 약삭빠른 태도라면서 CNN의 주먹구구식 조항 적용을 비판한 뒤 CNN 경영진이 지난해 유혹을 뿌리치고 윤리규정을 고수했어야 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