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고생했는데…영국 의료진 임금 인상률 '겨우 1%' 논란(종합)

입력 2021-03-05 22:56  

코로나로 고생했는데…영국 의료진 임금 인상률 '겨우 1%' 논란(종합)
보건의료노조 "정부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악의 모욕" 반발
간호사 노조 파업 대비 500억원대 규모 기금 조성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홍준석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1년간 고생한 의료진의 임금이 1% 오를 것이라는 소식에 반발이 나오고 있다.
간호사 노조는 파업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는 이날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의 임금을 1%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전날 650억파운드(약 101조6천억원)를 코로나19 추가 지원 방안에 쓰기로 발표했지만, NHS 예산은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NHS 직원들은 다음 달부터 2018년 임금 협상에서 타결된 0.7% 인상분을 포함해, 1.7% 오른 임금을 받게 된다.
DHSC는 "비용을 적정선에서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만큼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임금과 직원 규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DHSC는 "NHS 예산이 2023∼2024 회계연도까지 편성이 되어있고, 여기에는 직원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면서 "(1% 이상) 임금을 올리려면 직원 추가 채용 등 다른 항목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교사와 경찰 등 다른 공공분야 종사자들은 임금이 동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NHS의 140만 직원들과 영국 보건의료노조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간호사 노동조합인 영국 로열 칼리지 오브 너싱(RCN) 집행부는 5일 파업시 소득이 없어질 조합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3천500만파운드(약 545억원) 규모 기금을 조성하기로 결의했다고 BBC가 5일 보도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려면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
도나 키네어 RCN 사무총장은 "(이번 임금 인상안은) 초라하고 속 쓰리게 실망스러운 것"이라면서 "일한 지 오래된 간호사도 한 주에 고작 3.5파운드(약 5천500원)를 더 받게 된다"라고 말했다.
RCN이 집계한 간호사들의 평균 연 소득은 3만3천384파운드(약 5천200만원)이다.
키네어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이러한 임금 인상안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간호사들의 '대탈출'(exodus)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최대 노조인 유니슨의 세라 고튼은 "임금 1% 인상은 정부가 지난 1년간 모든 것을 바친 의료종사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악의 모욕"이라면서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고 머리를 숙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의 예비내각 보건장관인 조너선 애슈워스도 "이번 임금 협상안은 '임금 삭감'이고 NHS의 영웅들에게는 정말 못 할 짓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보건의료노조들은 의료종사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에서 헌신해왔다는 점과 지난 몇 년간 긴축정책을 펼쳐 NHS 직원들의 실질임금이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의 임금을 12.5% 인상할 것을 요구해왔다.
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숨진 일선 의료진은 900명을 넘어섰고,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가운데 40%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onk02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