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아시아센터, '램지어 논문 논란' 대담 공개

입력 2021-03-10 08:07   수정 2021-03-10 08:53

하버드 아시아센터, '램지어 논문 논란' 대담 공개
교내 비판론 확산…석지영 "학자 신뢰 벗어나면 동료가 나서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왜곡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대한 내부 비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는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아시아센터장인 제임스 롭슨 하버드대 교수와 석지영 로스쿨 교수의 램지어 논문 관련 대담 영상을 공개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논란이 된 후 석 교수를 비롯해 앤드루 고든 등 동료 교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성명을 냈지만, 하버드 교내 기구가 이 문제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설립된 하버드대 아시아센터는 아시아 연구에서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연구기관이다.
교내지 '하버드 크림슨' 등 학생들의 비판 움직임에 이어 아시아센터까지 램지어 교수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룸에 따라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해 '학문의 자유'라는 입장을 천명한 뒤 침묵하고 있는 학교측의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석 교수는 지식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대중과 학생, 대학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이 학자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자들이 전파하는 지식은 진실 검증 단계를 거쳐 도출된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만약 우리 중 누가 그런 신뢰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면 동료 학자들이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지난달 뉴요커에 기고한 '위안부의 진실을 찾아서'에서 소개한 위안부 계약서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는 계약서가 없는 것이 특별하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도 램지어 교수의 입장에도 일리는 있다고 인정했다.
증거가 사라진 경우에도 남아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최대한 역사적 사실을 추정해내는 것이 학자의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석 교수는 처음 논문을 접했을 당시 램지어 교수가 다른 역사적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역사학자들은 위안부 계약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석 교수는 "역사학자들은 이곳저곳에서 램지어 교수가 주장한 증거의 조각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들어맞는 증거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인 여성과의 계약이나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계약에 대한 증거는 발견할 수 있었지만 한국인 위안부와 관련된 계약이 존재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중요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인용문이 반대의 의미로 인용된 것도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도덕적인 분노나 한일 관계 때문이 아니라 학문 진실성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해서도 "학문의 자유는 사실을 조작하거나, 극히 일부의 증거만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롭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발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을 인용한 뒤 석 교수의 기고문이 이번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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