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여자 배구 스타, 입대 후 성전환…군 당국 지원

입력 2021-03-10 17:59  

인도네시아 여자 배구 스타, 입대 후 성전환…군 당국 지원
군 당국 동성애 엄벌…아프릴리아에 대해선 "본래 성 찾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유명 여자 배구스타가 성전환 절차를 밟고 있고, 이를 현지 군 당국이 인정해 화제가 됐다.



10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전직 국가대표 여자 배구선수 아프릴리아 산티니 망가낭(28)은 키 170㎝에 몸무게 70㎏, 떡 벌어진 어깨와 근육으로 선수 시절 동안 '남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인도네시아 여자 배구선수 가운데 점프력이 가장 좋아 '올라운드 스파이커'로 명성을 쌓았고, 수많은 MVP상을 받았다.
201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 당시 인도네시아와 맞붙은 필리핀팀 감독은 "아프릴리아는 너무 강해서 남자 선수를 여자팀에 넣은 것 같다"며 성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내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아프릴리아의 성별 의혹이 제기됐으나 인도네시아 국가체육위원회(KONI)는 성별 검사 결과 "여자가 분명하다"고 발표했다.



아프릴리아는 프로 선수로 뛰면서 2017년에는 여군 배구팀에도 들어갔다.
그는 지난해 배구선수를 은퇴하고, 육군 직업 군인으로 전향했다.
군 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릴리아가 군 병원에서 성전환 관련 수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안디카 페르카사 육군 참모총장은 "아프릴리아는 태어날 때부터 생식기에 문제가 있었다. 트렌스(trans)가 아니다"라며 "군 당국은 그와 가족이 그동안 밟지 못한 절차를 밟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프릴리아는 검사 결과 요도 구멍이 음경 아래쪽에 위치하는 선천성 기형 '요도하열'(hypospadias)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그의 가족과 담당 의사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해 여성으로 키워졌다.
그는 "군 당국의 지원을 받아 남성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수술을 완료했다"며 "내가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정말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아프릴리아가 합법적으로 남성이 될 수 있도록 각종 행정 문서를 개정하는 데 동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 신자이다 보니 종교적으로 동성애가 금기시되고, 성 소수자들이 탄압받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특히 군 당국은 2009년 훈령으로 군인들의 동성애 등 성 소수자 활동을 금지했고, 이를 어기면 군형법상 불복종 혐의로 처벌한다고 밝혔고 실제 파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릴리아와 관련해서는 그가 평생 잘못된 성별로 살았고, 이를 원래의 성(性)으로 고치는 것이라는 여론이 크다.
한국에서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후 강제전역 조치된 변희수(23) 전 하사가 이달 3일 숨진 채 발견됐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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