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식품기업 다논 CEO, 헤지펀드들 요구에 결국 사임

입력 2021-03-16 11:29  

프랑스 식품기업 다논 CEO, 헤지펀드들 요구에 결국 사임
실적부진 책임지고 사퇴…프랑스 언론들 "시장의 법칙으로 잔인하게 해고돼"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프랑스의 세계적인 식품기업 다논(Danone)의 최고경영자(CEO)가 영·미권 헤지펀드들의 요구에 따라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논의 에마뉘엘 파베르 CEO 겸 이사회 의장이 이날 사임을 발표했다.
다논은 요구르트 브랜드인 액티비아, 생수 브랜드인 에비앙, 볼빅 등을 거느린 유럽 최대 식품기업 중 하나다.
다논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주요 외국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강도 높은 쇄신 요구에 직면했다.
작년 다논의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파로 6.6% 줄었고, 주가도 실적 부진에 따라 연중 30% 가까이 폭락했다. 작년 11월에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체 임직원 10만명 중 2천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WSJ는 파베르의 사임 소식을 전하면서 "프랑스의 경직된 기업환경에서 액티비스트 펀드(기업구조에 적극 개입하는 헤지펀드)들이 승리한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논의 주요 외국계 기관투자자 중 영국의 블루벨캐피털파트너와 미국의 아티잔파트너스 등은 다논의 주력 제품인 유제품과 생수 브랜드의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의 책임을 지고 파베르 CEO가 물러날 것을 요구해왔다.
파베르가 영·미권 헤지펀드들의 요구에 굴복해 물러나면서 다논은 새 CEO를 선임할 때까지 임시 경영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다논에 투자한 영·미권 헤지펀드들은 다논의 새 CEO는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인물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와 유럽의 대표 식품기업인 다논의 CEO가 외국계 펀드들의 요구로 물러나자 프랑스 언론들은 영미식 주주 자본주의에 프랑스 토착 기업이 굴복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좌파성향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에마뉘엘 파베르가 시장의 법칙에 완패해 잔인하게 해고됐다"고 전했고, 중도좌파 성향 유력지 르몽드도 "프랑스 자본주의의 심장에 내려진 또 하나의 벼락"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프랑스 증시에서 다논의 주가는 4% 급등하며 파베르의 사임을 반겼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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