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적 조처" vs "불신만 키워" 유럽 AZ백신 접종중단 논란

입력 2021-03-17 10:06   수정 2021-03-17 12:27

"예방적 조처" vs "불신만 키워" 유럽 AZ백신 접종중단 논란
혈전과 인과성 입증 안됐는데도 20여개국 '예방차원' 중단
전문가 "접종 재개해도 AZ 백신 기피하는 사람 많을 것"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유럽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연이어 중단하는 상황을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방송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AZ 백신 접종자 일부에게 혈전이 발생한 만큼 예방 차원에서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혈전 생성과 AZ 백신 간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접종을 멈추는 건 향후 과도한 '백신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7일 오스트리아가 특정 제조단위(batch) 물량의 접종 중단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최소 20개국이 AZ 백신 일부 혹은 전체 접종을 유보한 상태다. 대다수가 유럽 국이다.
AZ 백신이 혈전을 초래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안전성 검증 차원에서 예방적으로 조처한다는 게 이들 나라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지난 11일 최초로 AZ 백신 전체의 접종을 중단한 덴마크는 현재로선 이 백신과 혈전 사이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예방 조처가 장기적으로 실익보다 손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한다.
이들은 현재까지 발생한 혈전 사례는 전체 AZ 백신 접종자 중 극소수에 불과해서 인과성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최근 국제혈전지혈학회(ISTH)는 성명을 통해 "전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백만 명과 비교했을 때 소수의 혈전 사례는 직접적 연관성을 시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모든 자료를 토대로 ISTH는 백신 접종의 이익이 잠재적 합병증의 위험보다 크다고 본다"라면서 "이는 혈전 내력이 있거나 혈액응고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영국 레딩대 심장·신진대사 연구소의 존 기빈스 소장은 정맥혈전증은 통상 1천 명당 1∼2명이 앓아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CNN방송에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수백만 명을 접종하면 불가피하게 접종자 중에도 혈전증 사례가 몇 건 나올 것"이라면서 "그 자체로 백신과 혈전 간 인과성이 입증되진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확증이 없는데도 국가가 나서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면 장기적으로 백신 불신을 부채질해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지장이 생길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접종 중단으로 한번 심어진 의심은 쉽게 해소되지 않아, 접종을 재개한 후에도 AZ 백신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피렌체대의 가비노 마치오꼬 공중보건 교수는 WSJ에 "유럽의약품청(EMA)이 안전성을 증명하는 자료를 발표해도 이번 사태 이후 사람들이 AZ 백신을 거부할 위험이 크다"라면서 "이미 이탈리아에선 일부 제조물량의 접종이 중단된 후 몇몇 사람이 접종 예정일에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툴루즈대의 장루이 몽타스트뤼크 임상약리학 학장은 "한번 중단됐다가 다시 승인된 약품이 널리 사용된 사례는 못 들어봤다"라고 전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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