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사건, 증오범죄냐 아니냐…미국서 뜨거운 논쟁

입력 2021-03-20 06:04  

애틀랜타 총격 사건, 증오범죄냐 아니냐…미국서 뜨거운 논쟁
수사당국, 유보적이거나 원론적 가능성 열어둬…FBI 국장은 '인종적 동기 아닌듯'
애틀랜타 시장·인권단체·아시아계 공동체는 "증오범죄 적용해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를 증오 범죄로 기소할 것인지를 두고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고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전날 밤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 사건을 두고 "그것은 내게 증오 범죄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흑인인 보텀스 시장은 "이것은 아시아 마사지 숍(스파)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살해된 여성 6명은 아시아인이었고 따라서 이를 그것(증오 범죄)이 아닌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범인 로버트 에런 롱(21)은 16일 애틀랜타 일대의 골드스파 등 마사지 숍 3곳에서 종업원 등에게 총을 쏴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총격 사건을 자인한 롱은 현재 애틀랜타에서 4건의 살인 혐의로, 체로키카운티에서 4건의 살인 혐의와 1건의 가중폭행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롱은 경찰 수사에서 자신이 성 중독이 있는 것 같다며 마사지 숍을 "제거하고 싶은 유혹"으로 여겼다고 진술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수사 당국은 롱에게 증오 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데 유보적이거나 원론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 초기 롱의 '성 중독' 발언을 공개하며 증오 범죄 혐의 적용에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이던 경찰은 '용의자를 감싼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증오 범죄 기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애틀랜타경찰 찰스 햄프턴 부서장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수사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으며, 어떤 것도 논외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애틀랜타경찰의 로드니 브라이언트 서장은 사건의 동기를 파악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이르다고 밝혔고, 체로키카운티의 지방검사 섀넌 월리스는 수사가 진행 중이며 적절한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체로키카운티의 프랭크 레이놀즈 보안관은 롱에게 증오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수사관들은 증거를 따라갈 것이라고만 답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이번 공격이 인종적 동기로 인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인권 옹호단체는 이런 판단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며 조지아주에서는 굳이 인종적 동기가 아니어도 증오 범죄 혐의가 성립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증오 범죄법은 인종 외에 성별(sex) 때문에 피해자를 표적으로 삼은 범죄도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그 범인에게 더 무거운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롱이 여성에 대한 증오 때문에 여성을 노렸거나 자신의 문제 때문에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면 증오 범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조지아주의 증오 범죄법을 만든 척 엡스테이션 주 하원의원도 이 사건에 증오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엡스테이션 의원은 "이 법의 훌륭한 점은 인종 및 다른 보호 집단 외에도 성과 젠더를 모두 보호 계층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범행이 여성 증오에서 비롯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검찰이 증오 범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애틀랜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는 이 지역의 아시아계·태평양 제도 주민 공동체 지도자들은 대통령에게 이번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로 다뤄져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라고 베트남계 미국인인 비 누옌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전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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