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광장 벤치 철거하자 집에서 의자 들고나온 伊시민들

입력 2021-03-20 19:37   수정 2021-03-20 20:04

코로나에 광장 벤치 철거하자 집에서 의자 들고나온 伊시민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야외에서 초봄의 따스한 해를 즐길 권리를 뺏지 마라?'
이탈리아 당국의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처에 시민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항의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라 스페치아(La Spezia) 보건당국은 이주 초 시내 주요 광장의 벤치를 임시로 철거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면 시민들이 모이기 쉬운 공간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현지 경찰의 권고에 따른 조처였다.
라 스페치아에서는 지난 주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안전거리 유지 등의 기본적인 방역 수칙도 지키지 않고 시내 곳곳에 모여있는 모습이 포착돼 우려를 산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의 이번 조처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특히 광장 벤치에서 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은 고령층의 불만이 컸다.
급기야 이들은 집에서 혹은 광장 인근 바 등에서 의자를 갖고 나와 사실상 당국의 조처를 무력화했다.
의자 뒤에는 "공공 벤치를 철거해? 그러면 우리 의자를 갖고 올게"라는 문구가 나붙었다. 시민들 나름대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시한 것이다.
이번 일은 시민들 사이의 입소문을 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며 주목을 받았다. 당국의 어설픈 방역 조처와 이를 정면으로 거역한 시민들의 무모한 대응 모두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피에를루이지 페라키니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조처가 우스갯감이 된 현실을 비판하고 그 정당성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에 보인 당혹스럽고 무책임한 행동의 결과로 도입된 이번 방역정책은 '행정적 장난'이 아니다"라며 "이탈리아 다른 도시들처럼 광장을 아예 폐쇄하는 일을 피하려면 시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이번 조처가 임시적인 것임을 상기시키며 일단 22일께 벤치를 원위치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9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5천735명, 사망자 수는 386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333만2천418명, 10만4천241명으로 집계됐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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