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근로가 우울 증상과 자살 충동 위험 높인다"

입력 2021-03-22 11:10  

"장시간 근로가 우울 증상과 자살 충동 위험 높인다"
고려대안암병원 한규만 교수팀 연구 "여성·저소득 근로자 더 취약"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장시간 근로가 우울 증상과 자살 충동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4·2016·2018년)에 참여한 19세 이상의 근로자 7천82명을 대상으로 주당 근로시간과 우울 증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로자를 기준으로 주 53∼68시간 근로자의 우울 증상 위험은 1.69배 높았다. 주 69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의 우울 증상 위험은 2.05배, 자살 충동의 위험은 1.93배 높았다.
반면 주 35시간 근로자는 자살 충동의 위험이 0.55배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근로시간과 우울 증상, 자살 충동 간의 유의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이런 경향은 여성과 저소득 근로자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여성의 경우 주 35∼40시간 근로자와 비교해 주 53시간 이상 근로자에서 우울 증상의 위험이 1.69배 높았다. 반면 남성에서는 장시간 근로가 우울 증상의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았다.
저소득 근로자에게서는 주 35∼40시간 근로와 비교해 주 53시간 이상의 근로가 우울 증상 위험을 2.18배 증가시키는 데 반해 고소득 근로자에게서는 1.61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살 충동도 마찬가지였다. 저소득 근로자에게서는 주 35∼40시간 근로보다 주 53시간 근로가 자살 충동의 위험을 1.67배 증가시켰지만, 고소득 근로자에게서는 증가시키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가사 분담률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여성의 경우 장시간 근로에도 불구하고 가사 및 양육 부담을 더 많이 지게 되면서 직장과 가정에서 역할 갈등(work-family conflict)이 벌어지면서 우울 증상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소득 근로자의 경우 높은 소득 수준 자체가 장시간 근로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 완충 효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 교수는 "장시간 근로는 직장 내 스트레스로부터 재충전할 시간을 감소시키면서 번아웃 증후군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여성 및 저소득 근로자에서 장시간 근로와 가사 및 육아의 이중 부담을 완화해줄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기분장애학회(ISAD)에서 발간하는 공식 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에 온라인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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