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흑인은 별개 종" 미 생물학자 이름, 학교명서 퇴출

핀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링크 복사 링크 복사

입력 2021-03-23 10:03  

"백인·흑인은 별개 종" 미 생물학자 이름, 학교명서 퇴출

"백인·흑인은 별개 종" 미 생물학자 이름, 학교명서 퇴출

시카고 아가시 초등학교, 흑인운동가 터브먼으로 개명 예정

플로이드 사망 사건 계기…최소 10여개교 이름 교체 추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교육당국이 19세기 중엽 하버드대학 교수로 명성을 떨친 스위스 출신 생물학자 겸 지질학자 루이 아가시(1807~1873)의 이름을 딴 학교명을 퇴출하기로 했다.

시카고 북부 레이크뷰 지구의 아가시 초중등학교(유치원~한국 중2)는 22일(현지시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인종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아온 아가시의 이름을 떼고 흑인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1913)의 이름을 따 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군 운영위원회가 투표를 통해 터브먼을 대안으로 선정했으며, 오는 24일 시카고 교육위원회의 표결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간 선타임스는 지난해 미네소타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적 정의 실현에 대한 요구가 전국적으로 일어난 후 시카고 교육청이 각 학교 이름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가시를 시작으로 최소 10여 개 학교가 이름을 바꾸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타임스 자체 분석으로는 시카고 교육청 산하 660여 개 학교 중에 30곳 이상이 노예 소유주 또는 인종주의자 이름을 따 지어졌다고 부연했다.

아가시는 생물학과 지질학 연구를 위해 미국에 온 후 하버드대학 교수가 되고 과학대학장과 동물학박물관장까지 지냈으며, 빙하기 이론과 함께 '인류다원설'(polygenism)·우생학 신봉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신체적 특징 등을 들어 각 인종이 애초 별개 종으로 창조됐다고 주장했으며, 특정 인종 또는 성격적 특징이 다른 인종 또는 다른 특징보다 우월하다고 믿었다.

아가시는 당대 최고 학자로 손꼽히기도 했지만, 후대에는 "생물학적 지식을 동원해 인종차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학부모들은 "인종주의자를 기리는 학교 이름을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겠나"라며 개명을 요구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들은 3년 전 개명을 추진하다가 비용 및 인지도 상실 등을 우려해 포기한 바 있다.

학교 측은 시카고 교육청과 함께 개명 결정을 내리고 터브먼을 비롯한 흑인 여성 3명을 후보로 세웠다.

터브먼은 19세기 중반 '지하 철도'(Underground Railroad)라는 비밀 조직을 통해 남부의 노예들을 북부로 탈출시키는 일을 했으며 이후 흑인과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해 싸웠다.

미국의 20달러짜리 지폐 앞면에서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을 빼고 대신 터브먼의 얼굴을 넣는 작업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추진되다 무산됐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재추진하고 있다.

터브먼 외에 항공우주국(NASA)에 평생 몸담고 우주개발에 기여한 수학자 캐서린 존슨(1918~2020)과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Montgomery Bus Boycott)으로 잘 알려진 로자 파크스(1913~2005)가 후보에 올랐고 존슨이 2위 파크스가 3위를 차지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핀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링크 복사 링크 복사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