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BBC 특파원 사흘간 잠 안 재우고 신문"

입력 2021-03-23 10:34   수정 2021-03-23 10:41

"미얀마 군부, BBC 특파원 사흘간 잠 안 재우고 신문"
쿠데타 발생 후 언론인 43명 체포·언론사 허가 취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반(反) 쿠데타 시위대를 잔혹하게 탄압 중인 미얀마 군부가 영국 BBC방송 미얀마 특파원을 끌고 가 사흘간 잠을 재우지 않고 신문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3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BBC방송 특파원 아웅 투라의 부인이 "남편이 사흘 밤 동안 잠을 자지 못하고 신문을 받은 뒤 월요일(22일)에 풀려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웅 투라는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의 법원 앞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들에게 납치됐다. 그는 이들을 사복 차림의 경찰이나 군인으로 보고 있다.
아웅 투라는 납치 당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원로이자 강력한 지지자인 윈 흐테인의 재판을 보도하려고 법원에 갔다가 또 다른 기자와 함께 끌려갔다.



그는 군부로부터 시민불복종운동 지지자나 민주주의 민족동맹 소속 당선자들이 구성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와 접촉했는지 신문받았다.
아웅 투라의 아내는 "남편은 서약서에 서명하고 나서야 풀려났다"며 서약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어 "남편에게 외상은 없지만,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지쳐있기에 좀 쉬다가 건강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웅 투라의 아내는 "안타깝게도 남편은 바이버(Viber·메시지앱)에 삭제하지 않은 정보가 있었다"며 "남편은 나에게 페이스북에 무작위로 게시물을 올리지 말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시민불복종운동, 반정부 내용을 보도한 언론인 43명을 체포했다.
기자들은 대중에 공포를 유발하거나 가짜뉴스 유포, 선동했다는 이유로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군부는 정권을 잡자마자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가 인정될 경우의 형량을 최고 징역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군부는 언론에 군사정권을 뜻하는 단어(Junta, Regime)를 쓰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현지 언론인들은 "군사정권이란 단어는 편파적 용어가 아니라 상황의 본질을 나타낸다"며 언론탄압, 검열에 저항하고 있다.
군부는 실제로 자신들의 지침을 따르지 않은 미얀마 나우, 미지마, DVB(Democratic Voice of Burma) 등 5개 주요 언론사에 대한 출판 허가를 취소했다.
미얀마 타임스 등 일부 매체는 언론 간섭을 거부하고 자체 휴간을 선언하면서 쿠데타 전 40개가 넘던 신문 가운데 5∼6개 신문만 유통되는 상황이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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