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카슈끄지 암살 조사한 유엔 보고관 살해 위협 확인"(종합)

입력 2021-03-25 19:45  

유엔 "카슈끄지 암살 조사한 유엔 보고관 살해 위협 확인"(종합)
인권최고대표실 "해당 사건 유엔 안보 당국과 관계 기관에 통보"
해당 사우디 괸리 "누구에게도 위해를 가하거나 위협할 의도 없었다"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유엔 인권최고대표실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을 조사한 특별보고관이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3일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보고관이 지난해 1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사우디 당국자 회담 직후 사우디 측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회담 당시 사우디 고위 관리가 "유엔에서 (칼라마르) 보고관을 통제하지 않으면 우리가 처리(taken care of)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유엔 관리에게 했다는 것이다.
루퍼트 콜빌 인권최고대표실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가디언에 보도된 칼라마르 보고관이 받은 위협의 구체적인 내용이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엔 인원사무소는 칼라마르 보고관 협박 사건을 유엔의 안보 당국과 관계 기관에도 통보했다고 콜빌 대변인은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아우와드 알아우와드 사우디 인권위원회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해당 발언을 한 관리가 자신이라고 밝히며 위협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알아우와드 회장은 "정확한 대화를 기억할 수 없지만, 결코 유엔이 지정한 인물이나 그 누구에게도 위해를 가하거나 위협할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이며, 내가 한 발언이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에 낙심했다"고 덧붙였다.
약 6개월간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조사한 칼라마르 보고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고위 인사들의 개입 의혹을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진상 조사를 촉구한 인물이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2019년 6월 보고서를 내고 "무함마드 왕세자를 포함한 고위 관리들이 사적으로 개입한 것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뢰할만한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당시 "카슈끄지는 의도적, 계획적으로 처형됐으며, 그의 죽음은 초법적 사형이고 사우디는 국제 인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보고관 신변 위협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 영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카슈끄지는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을 미국 언론에 기고했다.
그러던 중 카슈끄지는 결혼 서류 문제로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고, 이곳에서 사우디 요원들에게 살해됐다.
그의 시신은 훼손돼 버려졌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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