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건 소총인데 이름은 권총…콜로라도 총격범의 무기 논란

입력 2021-03-26 02:51   수정 2021-03-26 12:07

생긴건 소총인데 이름은 권총…콜로라도 총격범의 무기 논란
총기 전문가들 "사실상 똑같은 화력 지닌 소총"…총기업계 로비의 결과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10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콜로라도 볼더의 총기 난사 사건에서 총격범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무기가 소총처럼 생겼는데도 '권총'으로 분류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총격범 아흐마드 알리사(21)는 이번 범행에 총기 제조업체 루거의 'AR-556 권총'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총의 외형은 권총보다는 소총에 훨씬 더 가깝다.

실제 이 권총은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에 많이 등장한 군용 소총인 'AR-15'의 일종이자 사실상 똑같은 무기라고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권총 버전은 AR-15의 총열을 짧게 줄이고 개머리판 대신에 팔을 고정시킬 수 있는 고정대를 부착한 것이다.
조지아주립대학의 총기 산업 전문가 티머시 리턴은 "AR-15 플랫폼을 사용한 무기는 장총이든 권총이든 사실상 똑같은 화력을 지녔다"며 "전투를 위해 만들어진 반자동 총"이라고 말했다.
리턴은 "AR-15 권총은 일종의 신제품"이라며 총열이나 개머리판의 길이를 줄였을 뿐 본질적으로 똑같은 총기라고 지적했다. 탄환도 권총용 탄환이 아니라 AR-15, 또는 한국군의 제식 소총인 K2에 들어가는 5.56㎜ 구경 탄환을 쓴다.
그는 "어떤 사람들이 콤팩트한 느낌과 속도 때문에 스포츠카를 몰기를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본질적으로 전투 무기 또는 전투 스타일 무기를 가져다가 이를 소형 버전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전 연방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요원이자 '국제화기전문가 아카데미' 소장인 대니얼 오켈리는 "AR-15 권총을 만들고 싶다면 권총용 손잡이와 짧은 총열만 달면 된다"며 "그러면 이런 특징들 때문에 연방 규정에 따라 이것은 소총 대신 권총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구매가 쉬워진다. 소총을 구매할 때는 더 엄격한 신원조회를 거치지만 권총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처럼 작은 크기의 소총은 외투나 가방 등에 숨겨서 가지고 다니기도 더 수월하다.
리턴은 "그것은 평범한 권총이 아니다. 그것은 장총의 화력을 지녔고, 또 일부 주에서는 권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총열이 짧은 장총에 대한 규제의 적용 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무기의 지위가 무엇이냐를 둘러싸고 어느 정도 논쟁이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총을 규정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총열과 개머리판에 대한 정의가 법을 우회하려는 총기 제조업자들에 의해 계속해서 변경돼왔으며 바로 그 결과물이 'AR-15 스타일의 권총'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법률적으로 권총으로 분류되지만 소총에 훨씬 가까운 기능을 가진 무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무기가 합법인 이유는 고위 인사나 정치인·연예인의 경호 등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한 볼더에서는 이달 초 돌격소총과 고용량 탄창의 판매·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이 폐지되기도 했다.
볼더시는 2018년부터 독자적으로 이를 시행해 왔는데 주 지방법원은 주 또는 연방 법률만이 이런 금지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 법을 더 이상 시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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