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역내 생산 AZ백신 수출금지 경고…"공급 약속 지켜라"

입력 2021-03-26 09:56  

EU, 역내 생산 AZ백신 수출금지 경고…"공급 약속 지켜라"
"EU와 계약 무엇보다 먼저 이행해야"…마크롱 "순진했던 때는 끝나"
1분기 약속물량 4분의 1만 받아…접종률 4.1%에 그쳐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유럽연합(EU)이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신들과 계약한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때까지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시 백신 수출에 나서기 전 무엇보다 앞서 EU 회원국과 계약을 지키고 (이행이 지연된 것을) 따라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U는 코로나19 백신 부족 문제에 직면하자 지난 1월 30일부터 제약사들이 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런 조처를 도입했는데도 백신 부족 문제가 계속되자 전날 제약사들이 EU 회원국에 백신을 충분히 전달했는지 등을 고려하도록 수출승인 규정을 강화했다.
수출 승인 규정 강화 타깃은 아스트라제네카로 풀이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제약사가 계약을 준수했다면 백신접종이 훨씬 빠를 수 있었다"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물량보다 적게 백신을 할당했다"라고 지적했다.
EU에서 백신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현재 1천820만여명으로 인구의 4.1%에 그친다. 1회차라도 맞은 사람을 합쳐도 인구의 14% 정도밖에 안 된다.
이는 1회차라도 접종한 사람이 뉴욕타임스(NYT) 집계로 인구의 43%인 영국(접종 완료 3.8%)이나 26%인 미국(접종 완료 14%)에 견줘 크게 적다.
EU 백신접종 속도가 느린 가장 큰 이유로는 물량 부족이 꼽힌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는 현재까지 제약사들에서 8천800만회분 백신을 받았고 이 가운데 6천200만회분을 사용했다. EU가 선구매한 백신량이 26억회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받은 양이 매우 적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1분기 EU와 1억2천만회분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 공급량은 4분의 1 수준인 3천만회분에 불과했다. 2분기 공급량도 7천만회분으로 애초 약속한 양인 1억8천만회분의 절반도 안 될 전망이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주요 회원국은 수출제한 조처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와 계약을 준수하지 못한 제약사는 준수한 제약사보다 당연히 수출제한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집행위와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순진했던 때는 끝났다"라면서 "제약사가 EU에 한 약속을 존중하지 않는 한 수출을 전면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유럽 시민들은 제약사들로부터 기만당했다고 느낀다"라고 말하는 등 가장 강한 톤으로 수출제한 조처를 지지하며 공급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백신 생산시설이 있는 벨기에와 아일랜드 정상은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dpa통신은 보도했다.
벨기에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글로벌 가치사슬은 가능한 한 마찰이 없는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라면서 "수출제한은 곧 무절제하게 사용되고 패자만 남길 것이며 패자는 다름 아닌 백신을 나중에 접종받을 우리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백신 수출제한 조처를 두고 '백신 민족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EU 측은 역내에서 생산돼 역외로 나간 백신이 작년 12월 1일 이후 7천700만회분으로 EU가 받은 물량(8천800만회분)과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반박한다.
역외 수출량의 약 27%인 2천100만회분은 영국으로 갔다.
백신 수출제한 조처가 영국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EU에서 영국에 수출된 백신 대부분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인데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로 사용하며 이는 상당 부분 영국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 인도가 자국 사정을 이유로 백신수출을 중단하면서 영국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배송도 늦어진 점이 변수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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