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1년 숙성 와인 맛보니…"아름다워" 절로 나오는 감탄

입력 2021-03-26 17:00   수정 2021-03-26 17:39

우주에서 1년 숙성 와인 맛보니…"아름다워" 절로 나오는 감탄
붉은빛 돌며 2~3년 더 숙성된 깊은 맛
타닌이 부드럽고 꽃향기도 더 많이 나
"기후변화에도 잘 자라는 식물 연구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음, 아름답네요. 지구에서 숙성된 와인과는 맛, 향, 색깔 모두 확실히 다릅니다."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1년간 숙성된 프랑스 보르도의 레드 와인을 맛본 연구진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인의 숙성 정도도 지구에서보다 더 빠르게 이뤄져 깊은 맛을 낸다는 평가도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의 보르도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우주에서 가져온 프랑스 메를로 품종의 '샤토 페트루스' 와인과 지구에서 보관해온 같은 제품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가 벌어졌다.
이는 세계 최초로 무중력의 우주에서 1년가량 숙성한 와인의 맛은 어떤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서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는 2019년 11월 농업 연구를 목적으로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화물선 '카고 드래건'에 와인 12병을 실어 보낸 후 14개월만인 지난 1월 14일 지구로 가져왔다.
와인들은 438일 19시간 동안 지구 궤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무중력 상태로 숙성됐으며, 우주에서 약 3억㎞를 이동했다.

'우주 와인'과 지구에서 숙성된 같은 종류의 와인을 2개의 잔에 따라 맛을 본 전문가들은 우주 와인에 대해 "밝은 벽돌색이다", "루비색도 띤다", "가장자리는 약간의 갈색빛이 도는 붉은 벽돌색이 드러나고 옅은 분홍빛도 보인다"는 등의 평가를 하였다.
와인 전문가 제인 앤슨은 "우주 와인의 중심부 색깔은 뚜렷하지만, 가장자리는 벽돌색을 띤다. 지구의 와인보다 조금 더 숙성됐고, 타닌이 더 부드럽다. 꽃향기가 좀 더 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와인'은 숙성 기간이 2∼3년 더 지난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만약 오늘 밤 당장 와인을 먹어야 한다면 '우주 와인'이 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와인 판매업자는 "숙성 기간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두 와인 중 하나는 확실히 더 진한 색깔과 향을 띤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곰 스페이스 카고 최고경영자(CEO)는 "'우주 와인'은 색깔도 다르지만 맛도 독특하다. 좀 더 숙성된 지구의 와인 같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끄는 필리프 데리어트는 "우주에서 와인 숙성은 지구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어떤 요소가 향과 맛, 침전물, 기포에 영향을 미쳤고 다르게 만들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우주에서 가져온 나머지 11병의 와인과 포도 줄기 320개를 연구소로 보내 분석할 예정이다.
곰 CEO는 이와 관련 "식물들이 기후변화와 중력의 영향 없이 잘 자라도록 자연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면서 "유기농이면서 건강한 미래 농업을 펼쳐나갈 수 있는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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