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압된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박철완 상무 앞길은?

입력 2021-03-27 06:13  

진압된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박철완 상무 앞길은?
"끝 아닌 시작" 장기전 예고…미등기임원 유지 vs 회사 떠나 외부로
데뷔전 치른 박 상무, 우호 지분 확대하며 '2라운드' 노릴 듯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두고 삼촌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벌인 분쟁에서 박 회장이 '완승'을 거두면서 앞으로 박 상무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상무는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완패한 뒤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밝혀 장기전을 예고했다.
박 상무는 회사에 남아서 후일을 도모할 수도, 아니면 회사 외부에서 세력을 확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박 상무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주총 표대결에서 패배한 박 상무는 수일 간 휴식을 취하고 주변 이해당사자들과 의견을 교류하며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과 배당부터 사외이사 선임, 이사회 개선 등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 측이 낙승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박 회장의 승리가 예견되긴 했다.
그러나 박 상무 측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본 박 상무 사내이사 진입을 비롯해 이사회 개선과 사외이사 선임 등까지 모두 박 회장 측 완승으로 끝났다.
박찬구 회장의 과거 위법행위와 그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부족 등 문제점이 일부 지적되긴 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가 확인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박철완 상무가 완패하긴 했으나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에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대외에 알리고 주주제안에 대해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향후 세력 확대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 상무가 시작한 경영권 분쟁으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사측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배당과 이사회 구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57.2%를 기록, 사측 안건에 밀려 부결되긴 했으나 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성과도 있었다.
또한 ISS와 국민연금 등은 경영 안정성을 더 우선해 박 회장 편을 들었지만,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박 상무 손을 들어준 점도 박 상무 주주제안 캠페인에 힘을 실어준 지점이다.
박 상무는 주총 후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계속 경영진과 이사회 견제 역할을 하면서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주총이 데뷔전이자 1라운드라면, 이번에 쌓은 지지 기반과 명분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대해 본격적인 2라운드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재계에서는 개인 최대 주주인 박 상무가 현재처럼 회사에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할 지, 아니면 회사를 떠나 외부에서 후일을 도모할지에 주목한다.
일각에서는 박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하며 이번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만큼, 박 회장의 조카라는 기존 특수관계에서 가능했던 사내 지위와 결별해 회사를 떠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총에서 완패한 본인 스스로 '불편한 동거'는 거부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반면 박 상무가 현재처럼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사내에서 경영진·이사회 견제 역할을 자처하며 후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회사 현직에 있어야 사내 정보 파악 등에 유리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박 회장은 이번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박 회장이 조카인 박 상무를 일부러 해임하지는 않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어느 경우든 박 상무는 계속 우호 지분을 확대하며 경영권 분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 안건 찬성 비율이 52.7%를 넘은 점도 박 상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 상무는 "이번 주주 제안의 의미와 성과가 크다"며 "앞으로도 동료 주주,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필요시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주총을 앞두고 이번에는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소폭 확대한 바 있다. 또한 모친과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고 박 상무의 우군인 특별관계자로 추가됐다.
박 상무 스스로 본인과 가족의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해 "회사와 운명공동체라는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의 다른 가족 일원도 경영권 분쟁에 가세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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