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돌 맞은 메르코수르…변화 갈림길에서 회원국간 불협화음

입력 2021-03-27 06:47  

30돌 맞은 메르코수르…변화 갈림길에서 회원국간 불협화음
화상 정상회의서 시장 유연화 놓고 회원국 이견 속 긴장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의 경제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30돌을 맞았다.
메르코수르 정상들은 26일(현지시간) 순회 의장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주재로 창설 30주년 기념 화상 정상회의를 열었다.
메르코수르는 이들 4개국이 30년 전인 1991년 3월 26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아순시온협약에 서명하면서 결성돼 1995년 공식 출범했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다가 2017년 '민주질서 파괴'를 이유로 회원 자격이 정지됐고,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등이 준회원으로, 멕시코, 뉴질랜드 등이 참관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화상회의엔 정회원 4개국 정상 외에 준회원국 칠레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과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도 참석했다.
30돌 생일을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만은 아니었다.
메르코수르 '유연화'를 놓고 회원국 간의 이견이 두드러지면서 팽팽한 긴장감까지 흘렀다고 EFE통신 등은 전했다.
회원국 중 브라질과 우루과이, 파라과이는 메르코수르의 운영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규정을 보다 완화해 다른 회원국의 승인 없이도 제 3자와 무역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라질 등은 대외공동관세 인하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좌파 성향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다른 정상보다 상대적으로 보호무역주의로 기울어져 있어 대외관세 인하 등에 부정적이다.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외부와의 무역협정도 회원국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차는 1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겨냥해 "만장일치 규칙이 거부권으로 사용돼선 안된다"며 "유연성 원칙은 아순시온 협약에도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운신할 수 없게 하는 코르셋이 되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폐회사에서 "통합이 필요한 시점에 통합을 방해하는 문제들은 그만 끝내자"며 "우리는 누구의 걸림돌도 되고 싶지 않다. 만약 우리가 걸림돌이라면 다른 배를 타라"고 가시 돋친 반응을 보였다.
앞서 메르코수르 양대 회원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각각 우파와 좌파 정권이 들어섰을 때부터 이같은 불협화음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러한 가운데 메르코수르 30년 역사의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유럽연합(EU)과의 FTA도 표류하고 있다.
양측은 20년간 지속된 긴 협상 끝에 2019년 FTA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브라질 환경문제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 중이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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