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조심스러운 '관중 실험' 시도

입력 2021-03-29 10:20   수정 2021-03-29 18:15

유럽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조심스러운 '관중 실험' 시도
코로나19 음성 확인자만 입장하는 콘서트 열려
'통제된' 대중 행사와 일상 생활 감염 위험도 비교 연구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3월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지고 콘서트홀에 모인 수백명이 인기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환호했다.
2019년이 아닌 2021년 3월의 콘서트는 매우 특별했다.
콘서트장을 찾은 26세 여성은 CNN 방송에 "모든 게 다시 허락된 꿈나라에 온 것 같다"라며 "팬데믹(전염병의 전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는 한주에 세번 콘서트에 왔는데 지금은 콘서트홀로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정말 전설적인 사건"이라고 기쁨을 나타냈다.
네덜란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30명이 넘는 실내 행사를 금지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기약없는 봉쇄 대신 이 콘서트처럼 수백명이 모이는 '관중 실험'을 조심스럽게 시도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이 콘서트엔 행사 48시간 이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이 확인된 관중만 입장할 수 있었다. 또 입장객은 모두 위치와 접촉자를 추적할 수 있는 전자 태그를 찼다.
행사 주최 측은 입장객에게 콘서트가 끝난 뒤 며칠간은 노인과 같은 감염에 취약한 계층과 되도록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입장객은 콘서트 닷새 뒤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 않자 이런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처럼 관중이 많이 모이는 산업을 재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런 현장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보건당국과 행사 기획사가 수개월간 논의한 끝에 지난 한 달간 모두 8건의 대중 행사가 현장 연구를 위해 진행됐다. 보건당국은 이들 행사에 입장한 이들의 동선과 감염 여부를 추적중이다.
보건당국은 이들 행사의 입장권을 산 사람 중 67명의 확진자를 찾아내 돌려보냈고, 입장객 6천여명 중 5명만이 행사 뒤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이들 확진자가 행사 중에 감염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27일 5천명 규모의 콘서트가 열렸다. 입장객은 행사 당일 공연장 근처에서 항원검사 방식으로 코로나19 음성 확인을 모두 받았고 콘서트 도중 마스크를 썼다.
스페인 보건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관객의 코로나19 감염률과 일반 인구의 감염률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랏바우트 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안드레아스 포스 교수는 "지금까지 이 연구에 참여한 '기니 피그'(실험용 동물)들은 매우 만족한다"라고 농담 섞어 말했다.
포스 교수는 콘서트 입장객과 일반 대중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음성 확인을 받은 사람만 입장하고 방역 수칙을 잘 지킨 행사가 일상생활보다 더 위험하지는 않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사전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오는 야외 행사보다 (음성 확인자만 참석하는 실내 행사가) 감염 위험이 일반적으로 낮다"라며 "우리가 설정한 환경의 감염 위험도가 집보다 낮거나 같다는 조짐이 좋은 결과가 확실히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실험 차원의 이런 대중 행사가 위험하다는 체험담도 나왔다.
6일 콘서트에 참석한 32세 여성은 "행사장의 광경은 기괴했다"라며 "사람들이 완전히 해이해져서 맥주를 마시려고 마스크를 내렸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 교수는 "그런 행위는 놀랍거나 나쁜 게 아니다"라며 "대중 행사를 허용하면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려고 입장객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거나 방역 수칙을 지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콘서트 입장객을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정도에 따라 6개 그룹으로 나눠 이들의 행동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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