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줄로 묶어 마을 돌게 한 인도 주민과 가족

입력 2021-03-29 17:19  

성폭행 피해자 줄로 묶어 마을 돌게 한 인도 주민과 가족
가해자와 함께 엮어 망신 줘…경찰, 6명 체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성폭행당한 10대 소녀를 줄로 묶어 마을을 돌게 하며 망신 준 인도 시골 주민과 가족이 경찰에 체포됐다.
29일 PT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경찰은 최근 알리라지푸르 지구의 한 마을 주민과 성폭행 가해자 등 6명을 체포했다.
보도에 따르면 16세 소녀는 이 마을에서 최근 21세 남성에게 성폭행당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두 사람을 망신 주기로 결정한 후 이들을 줄로 묶어 마을을 돌게 했다.
소녀는 가해자와 함께 주민에게 폭행까지 당한 뒤 이런 수모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결정에 소녀의 가족까지 참여했다는 점이다.
소녀와 가해자가 마을을 돌 때 주민들은 주변에서 "어머니 인도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PTI통신은 전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현지 경찰은 즉시 출동, 소녀 구조에 나섰다.
이후 경찰은 성폭행 가해 남성, 가족, 주민 등 6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지 경찰 딜리프 싱 빌왈은 "21세 남성은 성폭행 혐의로 입건됐으며 나머지 5명에게는 해당 여성을 폭행하고 마을을 돌게 한 혐의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로도 공유되면서 네티즌의 분노를 자아냈다.
인도에서는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면 마을에 수치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주민이 직접 해당 여성을 망신 주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2019년 6월에도 북부 비하르주에서 성폭행에 저항한 모녀가 삭발당한 채 마을을 돈 일이 생기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2년 뉴델리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대생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성폭행 관련 형량을 강화했지만, 성범죄는 여전히 범람하는 상황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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