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취재팀 떠나자 인터뷰한 시민들 잡아간 미얀마 군부

입력 2021-04-04 14:23   수정 2021-04-05 08:52

CNN 취재팀 떠나자 인터뷰한 시민들 잡아간 미얀마 군부
HRW 측 "CNN에 석방 요구할 책임"…CNN "군부에 석방 압박"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미국 CNN 방송 취재팀과 인터뷰를 한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인권유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CNN 취재팀과 인터뷰한 이들 중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됐다고 친척 및 친구들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 일행이 하루 전 양곤 밍갈라돈 시장과 텐 마일 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현장을 떠난 직후, 무장한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각각 5명과 2명을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 중 최소 3명은 CNN과 인터뷰를 했고 2명은 취재팀 사진을 찍었으며, 다른 이들은 인터뷰한 시민들과 같이 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가족 및 친지들에 따르면 이들 중 최소한 한 명은 석방됐지만, 최소 6명은 북동부 쉐피따의 군 심문센터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명인 인 뗏 틴(23)은 밍갈라돈 시장에 과자를 사러 갔다가 CNN 취재팀과 인터뷰를 했고, 이후 취재팀이 사라지자 어디론가 끌려갔다.
인 뗏 틴의 가족은 심문센터를 찾아갔지만,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며, 연락이 안 돼 걱정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가족 중 한 명은 "인 뗏 틴은 CNN 인터뷰에 대답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안 했다"면서 "동생은 죄가 없는 만큼, 심문 뒤에 가능한 한 빨리 건강하게 석방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SNS에 올라온 다른 사진에는 한 여성이 CNN 취재팀과 인터뷰하면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잡혔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온 것을 차용한 것으로,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됐지만, 미얀마에서도 쿠데타 이후에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연합(AAPP)도 전날 현재 2천658명이 구금 중이라면서, CNN과 인터뷰한 여성 4명과 남성 1명도 사복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군 심문시설에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충격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군부의 행동"이라면서도 "CNN은 인터뷰한 시민들이 즉각적으로, 그리고 무조건 석방되도록 요구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NN 대변인도 이번 일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내용과, 구금당한 이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군부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NN 취재팀은 지난달 31일 미얀마에 입국했다.
미얀마 군부가 고용한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로비스트 아리 벤메나시는 로이터 통신에 "내가 CNN 취재팀의 방문을 주선했고, 그들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 취재팀을 태운 흰색 차량을 3대 이상의 군경 차량이 호위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러자 시민들은 "군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의 진실을 감추고 포장하기 위해 CNN 취재팀을 속이려 한다"며 반(反)쿠데타의 표현으로 취재팀의 이동 경로에서 경적을 울리고 냄비를 두드리며 군경의 탄압을 고발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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