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대변인 "아웅산 장군 '내 딸 얼마나 바보인지' 말했을 것"

입력 2021-04-05 10:43   수정 2021-04-05 10:44

군부 대변인 "아웅산 장군 '내 딸 얼마나 바보인지' 말했을 것"
조 민 툰 미얀마군 준장과 CNN 특파원 인터뷰 장면 유출…비난 빗발쳐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이 CNN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에 대해 험담을 한 동영상이 유출돼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5일 로이터통신과 트위터 게시물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전날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와 인터뷰했다.
클라리사 특파원은 통역을 통해 "아웅산 수치 고문의 아버지(아웅산 장군) 초상화를 봤다. 만약 그가 살아서 지금의 미얀마 상황을 보면 뭐라 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이에 조 민 툰 준장은 "만약 지금 살아있다면 한마디만 할 것이다. 내 딸이 얼마나 바보인지(how stupid my daughter)"라고 답했다.




SNS에 유출된 해당 영상은 CNN이 공개한 것이 아니다. 클라리사 특파원과 조 민 툰 준장의 인터뷰 장면을 누군가 옆에서 촬영한 것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SNS에는 조 민 툰 준장의 인터뷰 답변 가운데 아웅산 수치 고문에 관련된 부분만 널리 퍼지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CNN과 인터뷰에서 감히 어떻게 아웅산 수치 고문을 바보 같다고 할 수 있느냐"며 "조 민 툰은 자신과 군부가 어떤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나 보다"고 분노를 터트렸다.
또 다른 시민은 "조 민 툰은 질투가 나서 아웅산 수치 고문을 험담하고, 평가절하한 것"이라고 말했다.
75세의 아웅산 수치 고문은 미얀마 군사정권 아래 15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정치범이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민주화의 꽃'으로 여겨진다.
1945년 미얀마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난 그는 두 살 때 아버지가 암살된 뒤 인도와 영국에서 성장, 뉴욕 유엔(UN) 본부 등에서 근무하다가 1988년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미얀마에 왔다가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수치 고문은 2015년 11월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정권을 잡았고, 작년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올해 2월 1일 군부가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구금됐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국제사회의 오해를 풀 것"이라며 로비스트를 고용해 CNN 취재팀의 입국을 허용했지만, 이들의 방문 기간 유혈진압을 자제하고 비교적 평온한 곳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미얀마 군부가 고용한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로비스트 아리 벤메나시는 자신이 CNN 취재팀의 미얀마 방문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CNN 취재팀과 인터뷰한 시민 가운데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됐다고 친척 및 친구들을 인용해 보도했고, CNN 대변인도 이번 일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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