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방 의류 불매운동 확산에 '홍콩 이어 또 이겼다' 자축"

입력 2021-04-05 11:04  

"중국, 서방 의류 불매운동 확산에 '홍콩 이어 또 이겼다' 자축"
"신장면화 거부 브랜드 불매운동은 공산당 계획"
WSJ 보도…"지난달 23일 한 블로거 게시물이 촉발해 당이 부채질"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신장산 면화'를 불매하는 패션브랜드에 대해 '역(逆) 불매운동'을 계획하고 성공을 자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정보교란 행위를 추적하는 대만 비영리단체 '더블싱크 랩'이 분석해보니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인권탄압 문제를 비판하며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원자재 구매를 거부한 패션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갑작스러운 불매운동은 지난달 23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서 촉발됐다.
더블싱크 랩은 '면화'와 '신장'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게시물이 당시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더타임스가 확보한 이 단체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 블로거가 신장산 면화가 강제노동의 산물일 우려가 있다며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H&M의 작년 9월 성명에 관심을 보였고 이후 이튿날부터 공산당이 국영매체 및 당과 연계된 SNS 계정을 동원해 분노를 부채질했다.
대표적으로 공산주의청년단은 지난달 24일 웨이보에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하나? 허황한 망상"이라고 H&M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WSJ은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말 중국 외교부와 공산당 선전부서 관리들이 참여한 한 회의에서 위구르족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옮겨오니 이를 밀어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관리들은 '2019년 홍콩'을 예로 제시하며 신장산 면화와 관련돼 문제가 불거지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2019년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거세게 벌어졌을 때 중국 당국은 중국 내 인터넷상 뉴스를 검열하고 시위가 중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서방세력의 음모에서 기인했다는 취지의 이미지를 확산시켰다.
결국 중국은 국제사회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국내 지지여론을 등에 업고 홍콩 통제를 강화했다.
WSJ은 SNS 게시물이 패션브랜드들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이틀 뒤 선전부서 관리들이 서방의 중국 비난을 '예방'한 '승리사례'로 보고 조용히 자축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지난달 회의에 참석한 일부 학자는 신장과 관련한 모든 '거짓주장'에 일일이 반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 외 학자들과 정치고문들은 외국기업이 신장과 관련해 부적절한 성명을 내면 법적 증거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되, 그러한 대응은 정부가 아닌 산업계나 인민들 사이에서 나와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는 외국기업을 압박해 중국의 이익을 증진할 여지가 있는지도 논의됐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은 신장에서 인권탄압이 자행된다며 중국에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했다.
중국은 즉각 미국과 캐나다에 보복제재를 실시했다.
불똥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2년 전부터 강제노동과 위구르족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신장산 제품과 원자재를 공급받지 않아온 글로벌 패션브랜드들에 튀어 중국 내에서 거센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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