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사제무기 든 시민 무자비 진압…'싹 자르기' 전략

입력 2021-04-08 10:31   수정 2021-04-08 17:10

미얀마 군경, 사제무기 든 시민 무자비 진압…'싹 자르기' 전략
양곤 군부 가족 거주 주택가 등 연쇄 폭발…시민들 '자작극' 의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시민들이 사제무기를 들고 맞서기 시작하자 군경이 기관총과 수류탄, 유탄발사기까지 동원해 진압하고 있다.
군경은 시민들의 무장 저항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싹을 잘라야 한다'는 전략으로 초기 진압에 집중하고 있다.



8일 이라와디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쿠데타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어가면서 시민들이 수류탄과 사제폭탄, 가스 압력식 사제 총, 화염병, 화살 등 무기를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군경은 고무탄, 새총, 최루탄은 물론 실탄을 마구잡이로 발포해 48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시민 606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의 폭력에 거의 맨몸으로 "군부 타도"를 외쳤던 시민들은 이달 초부터 사제무기를 들기 시작했고, 소수민족 청년들은 속속 반(反)정부 무장단체에 입대하고 있다.
미얀마 군경은 시민들의 무장 저항을 초기에 꺾지 않으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전날 미얀마 북서부 깔레이(Kalay)를 군경이 습격해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3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곳 주민들은 앞서 사제 총을 쏘며 군경에 저항, 여러 명을 사살하는 바람에 이날 대규모 보복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군경이 이른 새벽 깔레이를 습격, 소총과 수류탄을 사용했다. 네티즌들은 유탄발사기까지 군경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군경은 시민들을 질질 끌고 가면서 발로 차는 등 때렸고, 체포한 시민들의 눈을 가린 뒤 무릎을 꿇게 했다.
깔레이 주민들은 군경이 무차별 발포 후 남은 탄피가 수북하다며 SNS에 사진을 올렸다.




깔레이뿐만 아니라 중부 마궤 지역의 강오 마을에서는 멧돼지 사냥 중이던 주민을 군인들이 총을 쏴 살해한 뒤 시신 수습을 방해하자 동료 사냥꾼과 주민들이 사제무기를 들고 충돌했다.
이에 군인들이 기관총을 동원해 진압하면서 주민 3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사가잉 지역의 인마빈, 까니 마을에서도 주민들이 군경을 향해 사제 총, 압력분사식 가스총으로 유리탄, 철제탄환을 발사해 총격전이 벌어졌다.




전날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산차웅 지역 지자체 사무소, 항만청 사무실, 미얀마 플라자 쇼핑몰 등 최소 7곳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특히 군부 가족이 모여 사는 주택가 주변에서 3개의 폭발물이 터졌다.
폭발 규모가 작아 차량 등만 파손되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군경은 발칵 뒤집혔다.
미얀마 군부는 국영TV를 통해 "폭도들이 관공서, 지방 행정청 등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월 1일 쿠데타 발생 후 전국 20개 이상 관공서, 지방 행정청, 경찰서가 공격받았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누가 폭발물을 설치했는지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군부가 반 쿠데타 시위대 강경 진압 구실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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