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뒤늦은 총선 후폭풍…총리 '후계자' "자리 안맡을 것"

입력 2021-04-09 18:27  

싱가포르 뒤늦은 총선 후폭풍…총리 '후계자' "자리 안맡을 것"
작년 7월 총선서 야당에 역대 최다의석 '패배'…후계자도 간신히 당선
리셴룽 총리 은퇴 연기 불가피…40대 후반~50대 초반 4세대 4명 각축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리셴룽(68) 싱가포르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졌던 헹스위킷 부총리가 총리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 선언하면서 싱가포르 차기 구도가 요동치게 됐다.
9일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헹 부총리는 전날 "우리는 싱가포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는 물론 우리의 국가건설 노력의 다음 단계를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위기가 끝나고 나면 나는 60대 중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선 세 명의 총리가 직책을 맡았을 때와 비교할 때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헹 부총리는 올해 60세다.
그는 부총리직은 그대로 수행하겠지만, 집권 인민행동당(PAP)을 이끄는 젊은 정치지도자들인 이른바 '4세대(G) 그룹'의 리더 자리에서는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4G 그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은 총리직 승계 계획의 차질"이라면서도 "우리가 다른 지도자를 선택할 때 헹 부총리의 지지와 이해를 요청한다"며 그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자신들 사이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후계자를 선택하고 그가 총리직을 인계받을 준비가 될 때까지 리 총리가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헹 부총리의 '후계자직 포기' 발표는 지난해 7월 치러진 총선 결과에 따라 예견된 측면이 강하다.
1965년 이후 모든 총선에서 승리한 PAP는 93석 중 83석을 챙기며 이겼지만, 야당인 노동자당(WP)에 역대 가장 많은 10석을 내줘 사실상 패배한 것으로 여겨졌다.



리 총리는 선거 압승을 통해 4G 지도자들이 차기 정부를 이끌 발판이 마련되기를 바랐지만, 이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리 총리 '후계자'로서, 사실상의 첫 여론 시험대였던 총선에서 헹 부총리가 지역구에서 득표율 53.41%로 간신히 의석을 지킨 것이 결정타였다.
전문가들은 헹 부총리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당시 리 총리는 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제 함께 이 위기를 끝까지 해결해낼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을 놓고 현지에서는 리 총리가 '70세가 되는 2022년 전 은퇴'라는 기존 계획을 보류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지명직 의원을 역임한 유진 탄 싱가포르 경영대(SMU)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4G 정치인 중 리 총리의 후계자가 18~24개월 이내에 명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헹 부총리를 대신할 차기 유력주자로 찬춘싱(51) 통상산업부 장관, 옹예쿵(51) 교통부장관, 로런스 웡(48) 교육부장관, 데스먼드 리(44) 국가개발부 장관 4명을 꼽고 있다.
40대 중·후반에서 50대 초반인 이들은 모두 PAP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CEC) 위원들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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