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D-100] ⑥ 日길거리 여론 '개최 안돼' 목소리 더 커

입력 2021-04-11 06:00  

[도쿄올림픽 D-100] ⑥ 日길거리 여론 '개최 안돼' 목소리 더 커
"선수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감염 확산 위험 커져 개최 반대"
"경제적 측면 고려 개최 강행해야" "방역 철저히 하면 가능" 주장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올 7~9월로 1년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일본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던 1년 전과 비교해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의 지난달 20~21일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기된 일정 대로의 개최를 지지하는 응답자 비율은 23.2%에 그쳤고, 취소(39.8%)나 재연기(33.8%)를 주장한 사람이 73.6%에 달했다.



연합뉴스는 올림픽 개막 예정일(7월 23일)을 3개월여 앞둔 지난 7~8일 도쿄 중심가인 긴자(銀座)와 히비야(日比谷) 주변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한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10대에서 70대 사이의 남성 3명, 여성 5명 등 8명이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이들은 개최 반대 4명, 찬성 2명, 중립 2명으로 나뉘어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를 놓고 교도통신의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한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 의견을 밝힌 이바라키(茨城)현에 사는 39세 주부는 선수들을 생각하면 올림픽 개최에 찬성해야 하고, 대회를 열지 못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중이라면서 사람 왕래를 유발하는 올림픽을 열면 감염 확산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반대 이유를 들었다.



도쿄 후추(府中) 시에 거주한다는 오가와 유미(63) 씨도 "대(大)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서 사람들이 올 수 없겠지만 온다면 큰일이 날 것"이라며 선수들이 정기적으로 PCR 검사를 받는다고 해도 감염 확산을 완전히 막기는 무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와 씨는 도쿄올림픽 유치를 이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아베 전 총리가 2013년 9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의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에 대해 '언더 컨트롤'(통제 상태)이라고 거짓말을 해 올림픽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그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아직도 피난 생활하는 주민들이 있는 점을 들어 부흥을 기치로 내건 2020도쿄올림픽은 "시작부터 거짓이었다"고 꼬집었다.
도쿄 하치오지(八王子)시 주민이라는 75세 남성은 "백신 접종이 완료될 때까지 반년 정도 다시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여름 개최에 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음식점에서 일한다는 이소다 유미(18) 양도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현 상황을 받아들여서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속에서 올림픽을 열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달리 올여름 올림픽 개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그간 준비하는 데 쏟은 물심양면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주로 꼽았다.
지바(千葉)현에 사는 54세 남성(경비원)은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많은 세금이 들어갔다"며 도쿄올림픽이 무산하면 그간 쏟아부은 것이 모두 쓸데없게 된다고 개최 당위론을 폈다.
그는 "올해 올림픽을 열지 못하면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일본에 올림픽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에서 감염이 확산하고, 일본에선 변이 바이러스도 퍼지고 있다. 다른 나라가 선수단을 보내주지 않으면 올림픽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걱정"이라고 말한 그는 "관중 없이도 좋으니 안전하게 개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요코하마(橫浜)시에 거주한다는 52세 남성(자영업)은 선수들이 PCR 검사를 철저히 받도록 하는 등 감염예방을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개최 지지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의 개최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 중에 일단 대회가 열리면 응원에 나서겠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
개최 반대 의견을 피력한 이소다 양은 "설렌 기분이 들고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만약 올림픽이 열리면 온 힘을 다해 응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미디어 대응 부서에 소속된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예정인 다나카 구레아(田中久玲阿·30·회사원) 씨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최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올림픽을)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모든 사람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다만 "모든 사람이 안심할 수 있는 (감염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개최했을 때 '이런 상황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었네요'라는 전례를 만들어나가면 좋겠다"며 "나도 그 일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보조: 무라타 사키코 통신원)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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