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자녀는 안받습니다" 미얀마 의사 진료 거부하다 체포

입력 2021-04-12 11:42   수정 2021-04-12 17:47

"군경 자녀는 안받습니다" 미얀마 의사 진료 거부하다 체포
어린이들 살해 만행에 항의…혐의 확정되면 최대 3년 징역형
유명 배우·연예인·활동가·언론인 줄줄이 체포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의 반(反) 쿠데타 시위 유혈진압으로 어린이들이 대거 희생되자 한 소아과 의사가 항의 차원에서 경찰 자녀의 치료를 거부했다가 체포됐다.
12일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카인주의 수도 파안에 거주하는 소아과 의사 온 온 예(57)는 최근 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이달초 한 경찰 자녀가 병원에 찾아오자 진료를 거부했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군경이 어린이 수십명을 살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앞서 어린이 학살에 책임이 있는 군경의 자녀는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병원 밖에 내걸었다.

이에 경찰은 이달 5일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그는 자신이 법을 어기지 않았다면서 응하지 않다가 결국 병원 근처에서 대기중이던 경찰에 끌려갔다.
경찰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공무원을 상대로 한 적대적 행위를 부추긴 혐의를 그에게 적용했다. 혐의가 확정되면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측근들에 따르면 온 온 예는 당뇨와 심장 질환을 앓고 있으며 보석 신청을 했다.
공판은 이달 22일 열릴 예정이다.
한 동료 의사는 "그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면서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현지 인권단체 및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군경의 총격 등으로 인해 7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숨졌고 이중 어린이는 최소 43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경은 군부 쿠테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지지하는 영화배우 부부, 연예인 등 유명 인사를 비롯해 언론인, 시민 활동가들을 줄줄이 체포했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9일 유명 영화배우인 피야이 띠 오 부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미얀마 아카데미상을 받은 피야이 띠 오 부부는 군사정부를 반대하는 행위를 선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군부에 대한 시민 불복종 운동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영화배우 루 민을 비롯해 '자가나'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유명 코미디언 마웅 뚜라와 미용블로거인 윈 민 탄도 같은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여성인권운동가인 틴 틴 아웅도 구금됐으며, 소수민족인 친족 출신의 언론인 제임스 뿌 토우레는 아무런 혐의 없이 갇혀있는 상태다.
현재까지 군경에 의해 체포된 언론인 수는 30명에 달한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시민들을 상대로 한 군경의 잔학행위를 막아섰던 한 불교 승려가 3년형을 선고받았다.
군경은 지난주 고아와 빈곤층 자녀들이 학교로 다니고 있는 바고의 한 사찰에 진입해 시민 5명을 끌고 갔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3천명이 넘는 시민들이 구금됐고 656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또 많은 활동가들과 시위 지도자들이 당국의 체포를 피해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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