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잠재성장률,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것"

입력 2021-04-15 13:16  

[일문일답] 이주열 "잠재성장률,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것"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코로나19 이후 1년여간 국내 고용 사정이 악화했고, 서비스업 생산 능력이 저하된 여건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후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경제위기를 겪게 되면 노동 투입과 자본축적이 크게 위축되고 생산성도 저하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회복하는 등 최근 민간부문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은이 선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 아직은 코로나19 전개 상황, 백신접종 등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최근에 일부가 회복하고 있지만, 그 회복세가 안착했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정책 기조의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 '회복세가 견조할 때'라는 모호한 표현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경제성장률이나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선제 지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지 않나.
▲ 미국 등이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목적은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배경과 향후 방향에 대해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인 기대를 할 수 있도록 시장과 소통하는 것이다. 기축통화가 아니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포워드 가이던스 채택이 쉽지 않다. 더구나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나 기간을 제시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
--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곧 경제 회복 속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거세지고 있는 확산세와 낮은 접종률을 고려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나.
▲ 연간 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있었고, 세계 경제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고,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전망보다 확대됐다. 국내에서도 거리두기가 완화돼 오면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고 백신 접종 속도가 2%대에 지나는 것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확산세가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백신 접종률도 현재는 낮지만, 정부가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
--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한국 잠재성장률 움직임은 어떻게 예상하나.
▲ 일반론으로 말하면 경제위기를 겪게 되면 노동 투입과 자본축적이 크게 위축되고 생산성도 저하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게 된다.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잠재성장률 추정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1년여간 고용 사정이 악화했고, 서비스업의 생산 능력이 저하된 여건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재추정해 살펴볼 것이다.
--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값 급등 이유를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주택가격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금리 이외에도 상당히 중요한 것이 수급 상황이다. 또 당시의 경기상황, 정부의 조세정책, 부동산 관련 정책, 신뢰 여부, 기대심리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 정책실장께서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말씀하셨을 것으로 본다.
-- 암호화폐 시장이 유가증권시장보다도 높은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한은 금융안정 목표에 악영향은 없나.
▲ 암호자산은 가치의 적정 수준을,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 그렇기에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진다면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진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도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면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구조로 발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또 디지털 화폐가 일반적으로 통용되기까지, 발행되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 오늘 코인베이스가 상장해 화제가 됐다. 과거 투기자산이라는 오명을 씻고 새로운 자산으로 인정받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를 내재가치가 없는 투자자산이라고 봤던 시각에 변화는 없나.
▲ 그 입장은 변화가 없고, 어찌 보면 '사실'을, '팩트'를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발언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통화 확장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정부 부채 증가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국가신용등급 조정이나 국채 금리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 어떻게 보나.
▲ 국가부채가 오랜 기간, 빠른 속도로 늘어나게 되면 국가신용등급에 좀 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을 따질 때는 국가부채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 특히 기업 부문의 경쟁력, 금융시스템의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시장금리도, 국고채 발행이 많이 늘어나면 당연히 공급 증가로 인해서 금리가 상승하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발행 당시 국내외 투자자의 국고채 매수 여력, 강도, 시장 상황, 대외여건 등에 따라서도 결정된다.
-- 국채금리 상승 추이가 유효하다고 보는지. 취약차주의 대출금리 부담은.
▲ 금통위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미 국채금리 상승, 외국인의 국채선물 선매도 영향 등으로 상당폭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큰 코픽스나 1년 이하 단기 금리는 큰 변동 없이 안정된 수준이다. 기업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였던 작년 8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은행권 대출금리는 상승 폭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가계대출 금리는 다소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줄 것이기에 지켜보고 있다.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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