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견과류 섞으면 큰 게 위로 가는 '브라질너트 효과' 첫 입체분석

입력 2021-04-20 06:00  

[사이테크 플러스] 견과류 섞으면 큰 게 위로 가는 '브라질너트 효과' 첫 입체분석
영국 연구팀 "X선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땅콩·브라질너트 혼합과정 촬영…산업 적용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견과류를 섞어서 흔들면 가장 큰 브라질너트가 맨 위로 올라오고, 시리얼도 알갱이가 굵은 것이 위로 이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브라질너트 효과'(Brazil-nut effect)로 불리는 이 현상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맨체스터대 필립 위더스 교수팀은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X선 컴퓨터 단층 저속 촬영을 통해 땅콩과 브라질너트가 섞여 있을 때 브라질너트가 위로 이동하는 현상을 처음으로 입체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혼합물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크기에 따라 분리되는 이런 현상은 불균일한 혼합상태가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제약산업이나 광업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보통 입자들이 섞여 있어 관찰이 불가능한 혼합물 내부에서 일어나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위더스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땅콩과 브라질너트를 섞은 다음 휘저으면서 X선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저속 촬영해 땅콩과 브라질너트가 아래위로 움직이는 모습을 3차원 영상으로 얻는 데 성공했다.
위더스 교수는 "브라질너트와 땅콩의 움직임을 X선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추적했다"며 "이를 통해 브라질너트가 땅콩을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 땅콩들은 휘젓는 동작이 반복될수록 스며들듯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브라질너트는 땅콩들을 지나 서서히 위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너트 중 하나는 70차례 휘저었을 때 전체 혼합물 높이의 10% 이내 꼭대기로 올라갔고 브라질너트 2개는 휘젓기가 150차례 이뤄졌을 때 맨 위에 도달했다. 나머지 브라질너트들은 바닥에 서로 끼어있는 듯 위로 움직이지 않았다.
논문 제1 저자인 파르메시 가자르 박사는 "브라질너트의 방향이 위쪽으로 이동하는 데 중요하다"며 "브라질너트는 처음에는 수평으로 움직이다가 방향이 충분히 수직으로 회전된 다음 위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꼭대기에 도달하면 다시 수평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을 3차원으로 추적하는 기법은 혼합물 분리에 대한 새로운 실험 연구를 가능케 하고 더 현실적인 시뮬레이션과 예측모델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입자 크기에 따른 분리현상을 최소화해 균일한 혼합물을 만드는 산업장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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