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도쿄올림픽서 인종차별 항의 '무릎꿇기'하면 징계"(종합)

입력 2021-04-22 09:36   수정 2021-04-22 09:38

IOC "도쿄올림픽서 인종차별 항의 '무릎꿇기'하면 징계"(종합)
'정치행위' 엄단 재확인…"선수 70%가 '부적절' 동의"
플로이드 사건 여파 주목…대회기간 논란 불거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장재은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올해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 인종차별 항의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를 징계한다는 방침을 21일(현지시간) 재확인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IOC는 올해 7월 개막하는 이번 대회 기간에 경기장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선수를 체육의 정치 중립성 원칙에 따른 규정을 토대로 제재할 계획이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선수위원장은 시상대에서 무릎을 꿇는 것과 같은 정치적 표현을 하는 선수가 징계를 받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확인했다.
IOC의 이 같은 방침은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질식사시킨 백인 경찰관에게 유죄평결이 나와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높아진 지 하루 뒤에 발표됐다.
선수들의 '무릎꿇기'는 미국에서 농구와 미식축구와 같은 프로 스포츠에서 국가연주 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로 자주 등장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해지고 이민자를 더욱 홀대하는 등 사회 불평등이 악화하자 변화를 촉구하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는 미국 내 보수계층이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적 논란으로 자리를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국민의례 때 무릎꿇기를 애국심 부족으로 비난하고 리그 사무국들에 금지나 선수 징계를 압박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무릎꿇기 퍼포먼스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있는 영국 등 다른 다인종 국가들로도 번졌다.

도쿄올림픽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을 둘러싼 경각심이 고조된 시점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이 정치적 퍼포먼스를 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커졌다.
IOC는 선수 대다수가 올림픽 경기장(응답자 70%), 공식행사(70%), 시상식(67%)에서 자기 견해를 밝히거나 행동으로 내보이는 게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를 뒤집어 보면 최소 30%에 달하는 적지 않은 선수가 대회 기간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IOC는 대회 기간 무릎꿇기 등 퍼포먼스를 제재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41개 종목, 18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대표하는 선수 3천500여명이 참여한 조사를 일부 토대로 삼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IOC는 올림픽의 기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제반 규정을 담아놓은 올림픽 헌장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또는 인종차별적 선전도 금지한다"고 대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이미 올해 1월 IOC는 이 같은 원칙의 적용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담은 대회운영 지침을 발행한 바 있다.
이 지침에는 무릎 꿇기, 주먹 들어 올리기, 정치적인 손 모양, 완장 착용, 상징물 들기 등이 금지된다고 적혀있다.
올림픽에서 인종차별 반대나 정치적 입장이 담긴 자기 견해를 밝혔다가 제재를 받은 경우는 종종 있었다.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 시상대에서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고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가 중징계를 받았다.
이는 당시 미국에서 불붙은 흑인 저항운동인 '블랙파워'를 지지한 이른바 '블랙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였고, IOC는 이를 올림픽에서 금지되는 정치적 행위로 간주했다.
최근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이던 박종우가 일본과의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달렸다가 IOC로부터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cany9900@yna.co.kr,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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