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무용지물…"'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하는 인도"

입력 2021-04-22 11:12   수정 2021-04-22 11:50

백신도 무용지물…"'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하는 인도"
하루 확진 30만명 육박…병상 부족해 복도·구급차에서 대기
이른 봉쇄 완화와 정부의 느슨한 태도…코로나 끝났다고 잘못 알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주 토요일 지방 선거가 열리는 웨스트벵골주를 찾았다.
한 집회에서 "이렇게 많은 군중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한 모디 총리의 얼굴에도, 수많은 참석자의 얼굴에도 마스크는 없었다.
이날 인도는 23만4천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사상 최다를 경신했다.
모디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이 웨스트벵골주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아미트 샤 내무장관과 함께 이번 주 계속해서 각종 회동과 행사를 소화할 예정이다.
이는 왜 인도에서 최근 하루 30만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이런 인도의 상황을 '시스템이 무너져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모디 정부의 지도력 부족, 주·지방 정부뿐 아니라 보건 담당 관리들의 안일한 태도가 온 나라에 만연해 인도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됐다고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뭄바이 힐라바티 병원의 한 의사는 "전체 의료시스템이 붕괴했고 의사들은 지쳤다"라며 "병상과 산소, 치료제, 백신, 검사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새 병동을 열어도 여전히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복도에 누워 있거나 병원 밖 구급차와 휠체어에서 대기하고 있다.

가디언은 인도가 1억 도스 이상의 백신을 접종했지만 여전히 상황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며, 백신 비축량 역시 이제는 9일 치인 2천700만 도스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상류층 상황도 다르지 않다.
비자이 싱 쿠르마 인도 교통장관 조차 트위터에 "도와달라. 내 형제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병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수만명이 병상과 산소,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등을 구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망자가 늘면서 우타르프라데시주, 구자라트주, 델리주 등에서는 화장하는 것보다 더 빨리 시체가 쌓이면서 유족이 며칠을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가장 먼저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섣불리 완화한 점이 지적된다.
2월 초 인도의 하루 확진자 규모는 1만명 정도로, 13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고려하면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통제되는 수준이었다.
이때 하르시 바르단 보건·가족복지부 장관은 "인도의 코로나19 급속 확산세가 성공적으로 잡혔다"면서 인도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종반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이미 신규 확진자 수는 서서히 늘어나고 있었다.

여기에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인체 침투에 핵심 기능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에 주요 변이가 2개나 발생한 '이중 변이' B.1.617은 이전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하게 봉쇄조치를 취했던 지난해와 달리 모디 총리는 전국적 봉쇄조치 재도입을 머뭇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주정부 선거, 대규모 힌두교 축제 '쿰브멜라'(Kumbh Mela)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바이러스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