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석탄발전에 공적금융 지원 없다…'탈석탄' 기조 강화

입력 2021-04-22 22:32   수정 2021-04-22 23:26

해외 석탄발전에 공적금융 지원 없다…'탈석탄' 기조 강화
문 대통령 기후정상회의서 탄소중립 달성 의지 드러내
발전업계 타격 우려…신재생에너지 전환 지원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기후정상회의에서 신규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정부의 탈(脫)석탄 기조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정부는 이번 방침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석탄발전 수출산업 생태계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전환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금융지원 중단…기존 사업엔 미적용
관계 부처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번 선언을 계기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향후 새롭게 추진되는 해외 석탄발전에 저금리 대출 등 금융 지원을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석탄발전 사업은 대규모 재정이 필요해 금융기관의 지원 없이는 추진이 불가피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해 펴낸 '2020 한국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작년 6월 말까지 국내 금융기관 162곳이 국내외 석탄발전 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60조원에 달한다. 민간 금융사가 37조4천억원을, 공적 금융기관이 22조2천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 중단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미 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총 41개국 중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이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세계은행, 유럽투자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들도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석탄발전 투자 중단 선언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 56개 지자체·교육기관은 지난해 9월 탈석탄 금고를 선언했다. 탈석탄 금고는 탈석탄 운동의 일환으로, 석탄발전과 관계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 금융기관을 뜻한다.
한국전력[015760] 역시 작년 10월 신규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KB금융그룹, 한화금융그룹 등 민간금융사의 석탄발전 투자 중단 선언도 이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에너지 전환정책과 병행해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 중단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고, 국내 기업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할 수 있게 명확한 신호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베트남 붕앙2 사업에는 공적금융 지원 중단 방침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상대국과의 신뢰 관계와 사업 진행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중도에 중단하면 전략적 협력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의 경제·외교적 신뢰 관계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바 9·10호기는 지난해 10월 착공해 현재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붕앙2는 올해 상반기 중 금융종결과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 발전업계 타격 불가피…"신재생 사업 전환 지원"
문제는 그동안 공적금융 지원을 통해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참여했던 두산중공업[034020] 등 EPC(설계·조달·시공) 기업과 협력사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들 기업이 해외사업 위축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 녹색 유망기술 상용화 로드맵 등을 수립·이행해 신재생에너지, 가스터빈 등 대체 유망 분야로의 사업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 전략에는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10대 핵심기술(태양광·풍력, 수소, 철강·시멘트, 석유화학 등) 선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이외에 취업과 관련해 산업계 및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원도 확충한다.
정부는 노후 석탄발전기 폐지, 석탄발전 상한제 등 기존의 탈석탄 정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아울러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기 10기를 당초 계획했던 시기(2025년)보다 앞당겨 연내 조기 폐쇄할 방침이다.
서천 1·2호기, 영동 1·2호기, 보령 1·2호기가 이미 폐지됐으며 삼천포 1·2호기는 이달 중, 호남 1·2호기는 오는 12월에 각각 폐쇄된다.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 58기 중 28기가 2034년까지 차례로 폐지 수순을 밟는다. 삼천포 1·2호기와 호남 1·2호기를 제외한 24기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전환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맞춰 잔여 석탄발전기의 연간 석탄발전량 상한에 제한을 두는 석탄발전 상한제도 시행된다.
올해는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석탄발전을 감축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법제화할 계획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석탄발전 상한제 등을 포함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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