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정상회의는 뒷전…일일 기자회견 고수한 멕시코 대통령

입력 2021-04-23 04:24   수정 2021-04-23 11:33

기후 정상회의는 뒷전…일일 기자회견 고수한 멕시코 대통령
기자회견 그대로 진행하다 자신의 발언 차례에만 정상회의 참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평일 아침 빠짐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멕시코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기후 정상회의 도중에도 기자회견을 강행해 논란을 불러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이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화상으로 개최한 기후 정상회의와 매주 월∼금요일 오전 7시에 여는 아침 기자회견을 동시에 소화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기자들과 만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곧이어 기후 정상회의가 시작하자 기자들과 함께 회견장 모니터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차례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정상회의는 계속된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대표로 참석할 것"이라며 모니터를 끄고 기자회견을 재개했다.
그는 "다른 나라 정상들이 발언할 예정이다. 내 차례가 오면 멕시코를 대표해 우리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멕시코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의 연설을 듣는 대신 기자들과 민간 교도소, 의료인력 고용, 인플레이션 등 국내 이슈에 대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회견 도중 여러 차례 대변인에게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발언 차례가 왔는지를 확인한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 시작 2시간쯤 후 차례가 오자 기자회견장에서 곧바로 화상 연설을 시작했다.
기후 정상회의보다 기자회견을 우선시한 멕시코 대통령의 태도를 놓고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일간 레포르마는 "대통령이 기후 정상회의를 무시했다"며 외교장관을 대신 내세운 멕시코와 달리 다른 대부분 나라는 정상이 직접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은 트위터에 레포르마 기사를 인용하며 정부가 환경 이슈를 어떻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멕시코 언론인 마리오 캄포스는 "대통령은 환경 문제엔 전혀 관심이 없다. 화석연료를 옹호하고 청정에너지에 반대한다"며 "전 세계 40개국 정상이 모이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건 (대통령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후 정상회의 연설에서 자신이 추진해온 조림(造林) 사업을 중미 나라들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 사업에 참여한 이들에게 미국 임시 취업비자 발급을 지원해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멕시코 대통령의 연설 순서엔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자리를 뜬 후였다고 레포르마는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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