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교전지역 돈바스 정상회담' 우크라 대통령 제안 거부

입력 2021-04-23 04:31  

푸틴, '교전지역 돈바스 정상회담' 우크라 대통령 제안 거부
"젤렌스키, 반군과 먼저 만나야"…방러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서 밝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교전 중인 돈바스 지역(우크라 동부)에서 정상회담을 하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돈바스 정상회담 제안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이같이 밝혔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돈바스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우선 도네츠크공화국, 루간스크공화국 대표들과 만나고 그 뒤에 러시아를 포함한 제3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네츠크공화국과 루간스크공화국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돈바스 지역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장악하고 선포한 독립 공화국이다.
푸틴은 러시아가 돈바스 분쟁 당사자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돈바스 정상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20일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이어지는 돈바스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었다.
이 제안에는 분리주의 반군이 사실상 러시아의 지원과 조종을 받고 있어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러시아와의 담판이 불가피하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인식이 깔려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모스크바에서 언제라도 양국 관계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들어 현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러-우크라 양자 관계를 훼손하는 아주 많은 조치를 취했다"면서 "만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관계 회복을 시작하길 원한다면 우리는 환영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또 이날 돈바스 분쟁 해결 협상 장소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자는 우크라이나 측의 제안에 대해서도 "실질적 해결을 회피하려는 시도"라면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앞서 지난해 대선 부정 논란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벨라루스가 아닌 폴란드나 다른 중립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로 돈바스 분쟁 해결 협상 장소를 옮기자고 제안했었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이날 "협상장을 민스크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모든 협상 참가자들의 합의로 결정돼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협상장을 옮기려는 것은 돈바스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을 사장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반군이 러시아의 2014년 3월 크림반도 병합 이후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다.
프랑스·독일·러시아·우크라이나 등 4개국은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4자 정상회담을 열고 돈바스 평화 구축을 위한 민스크 협정을 채택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선 부정 논란과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에 이어 이날 또다시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야권의 거센 저항에도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해 9월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